북한 노동당 기관지는 9일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속에 개발 완성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 발사가 진행됐다”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시험 발사를 지켜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도했다. 작은 사진은 신문에 함께 공개된 탄도탄의 모습. 붉은색 커다란 글씨로 ‘북극성-1’이라고 적혀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탄도탄을 ‘KN-11’로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그동안 바지선 발사와 포토샵 합성 등 제기된 여러 의혹이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4일 <조선중앙티비(TV)>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실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선 잠수함이 수면 위에 떠 있다가 잠수한 뒤 수중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수면을 뚫고 올라와 150미터 가량 솟구치는 장면이 나왔다. 이를 지켜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잠수함에서 나온 승조원들을 향해 손을 드는 모습이 나온다.
조선중앙티비 아나운서는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발사는 자주적 국방력을 비상히 빠른 속도로 더욱더 완벽하게 다져, 지금의 안전과 평화를 수호하고 최후의 승리를 앞당겨오시는 빛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탁월한 영도가 낳은 빛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멋있어. 성공이요. 대단하오’라고 하시면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우리 식의 공격형 잠수함에서 탄도탄을 발사한 것은 인공 지구위성을 쏘아올린 것에 못지않은 경이적인 성과라고 말씀하시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탄도탄이 솟구쳐 올라가는 중간에 영상이 잠깐 잘려서 이어붙인 흔적도 보인다. 이는 150미터 정도 올라가 다시 떨어진 것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잠수한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사진으로만 공개해 바지선 발사나 포토샵 조작 등 의혹이 일었다. 미국의 상업위성사진 분석업체 ‘올 소스 어낼리시스’의 조지프 버뮤데즈 선임분석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너비 10m, 길이 22m 정도의 바지선이 수면 2~3m 아래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또 북한이 공개한 수중발사 사진은 폭발력을 과장하기 위해 포토숍을 이용해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도 “미 정보기관들은 이번 사출시험이 해저 발사대에서 지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면서 “미국 당국자들은 이번 탄도미사일이 잠수함으로부터 발사됐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미국 보수성향 매체인 <워싱턴프리비컨>이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지난 9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공개한 직후부터 “북한이 최근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 모의탄을 사출한 시험은 성공적이었다. 수중에서 사출된 모의탄은 수면에서 150미터 정도 솟구쳤다”고 말했다. 다만 국방부는 “신포급 잠수함이 미사일 발사관을 장착했지만 아직 어뢰 등 다른 무장이나 내부 장비 등을 장착하는 작업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전력화까지 이르면 4~5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영상을 봤을 때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실험을 성공시켰다는 것은 의혹의 여지 없이 명백하다”며 “북한이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쏘아올려 수면에서 점화시켜 짧은 거리지만 비행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 영상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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