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까지 비상 마스크를 쓴 헌병들이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공군작전사령부 입구에서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오산 공군부대에 근무하는 ㄱ원사가 3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양성 판정을 받아 이 부대간부와 병사를 포함해 군 전체에서 80여명이 격리 수용됐다. 평택/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메르스 비상
국방부, 부대내 전파방지 고심
환자 발생 지역 외출외박 금지
부모들 면회도 자제 요청키로
국방부, 부대내 전파방지 고심
환자 발생 지역 외출외박 금지
부모들 면회도 자제 요청키로
군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비상이 걸렸다. 국방부는 4일 현재 메르스 감염 우려 등으로 군내 격리된 군 장병이 모두 80여명이라고 밝혔다. 군 병원시설에 격리된 군 장병은 21명으로, 음압시설이 있는 국군수도병원에 11명, 국군대전병원에 10명이 격리 수용돼 있다. 군당국은 군내 메르스의 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일부 지역의 장병 휴가, 외박을 제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메르스 감염 우려로 격리 수용된 장병들은 주로 경기도 오산 공군부대에 근무하는 간부와 병사들이다. 이 부대의 ㄱ 원사가 3일,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감염 양성 판정을 받는 바람에 주변 장병들이 무더기로 격리 수용된 것이다.
애초 ㄱ 원사는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메르스 감염자가 입원해 있는 경기도 평택 민간병원에 입원해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가 퇴원했다. 당시 아킬레스건을 다쳐 입원한 ㄱ 원사는 메르스 감염자가 지난달 15~17일 입원했던 8층 병동 바로 아래층인 7층 병동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당국은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예방 차원에서 지난 2일 ㄱ 원사를 국군수도병원에 격리 수용했고, 또 김 원사가 입원했던 기간 중 병문안을 다녀간 동료 부사관 등 6명과 구급차 운전병 2명도 예방 차원에서 국군대전병원에 격리 수용했다. 이밖에 군당국은 이들 6명과 접촉한 간부 41명에게 자가격리 조처를 내렸고, 병사 27명은 병영 내 생활관에 격리 수용했다. 군당국자는 “김 원사가 퇴원 뒤 위로휴가를 받아 군에 복귀하지 않고 집에서 쉬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 접촉자는 없다”며 “장병들 격리도 예방 차원의 조처”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메르스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부대 내 전파를 막기 위한 대책도 내놓고 있다. 군당국은 환자가 발생한 지역과 그 인근 지역에 있는 군부대에 대해 장병의 외출·외박·입영 행사를 금지했다. 또 환자 발생 지역에 거주하는 장병들에 대해서도 거주 지역으로 외출·외박 등을 가지 못하도록 했다. 환자 발생 지역에 거주하는 부모의 경우도 당분간 병사 면회를 자제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메르스 발생과 무관한 다른 지역의 경우는 장병들의 외박·외출·면외 등을 각 군의 판단에 따라 조처하도록 했고, 경조사에 따른 청원휴가도 정상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군당국은 오산 공군기지에서 예정돼 있던 동원 예비군훈련도 잠정 연기했다. 오산 공군기지는 ㄱ 원사의 근무지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는 8~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오산지역에서의 예비군훈련을 메르스 감염 우려로 잠정 연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군당국은 메르스 감염 증상이 있는 예비군훈련 소집자가 전화나 방문을 통해 훈련 연기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조처한 바 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로 에비군 훈련을 연기한 것은 처음이다.
주한미군도 미군기지 출입자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한 미 7공군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병원은 오산 공군기지로 들어오는 인원들에 대한 검사를 포함한 미군 보호 대책을 수립했다”며 “우리는 한국 측의 (메르스 방역 관련) 계획과 진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의 의료, 공중보건 관리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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