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리마 보위.
‘DMZ 통과’ 참여 노벨평화상 리마 보위
“다른 어떤 나라도
남북에 평화 가져올수 없어
종북? 어떤 정권도 옹호하지 않아”
“다른 어떤 나라도
남북에 평화 가져올수 없어
종북? 어떤 정권도 옹호하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말하고 싶다. ‘무기로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내지 못할 것이다. 오직 진정한 대화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201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리마 보위(44·라이베리아)는 25일 화해·협력을 위한 남북 대화에 나서라고 박근혜 정부에 주문했다. 그는 전날 북에서 남으로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던진 ‘위민 크로스 디엠제트(DMZ)’에 참여한 뒤, 이날 서울 한 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내 조국 라이베리아 내전 초기엔 2개 집단이 전쟁을 시작했지만, 더 많은 무기가 들어오자 15개의 집단으로 나뉘었다. 무기로는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다른 나라도 남북한에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한국은 미국에 의존하고 북한은 러시아에 의지하지만, 미·러는 평화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아프리카 해안에 위치한 라이베리아는 1989년부터 시작한 14년간의 내전으로 25만명의 사람들이 죽었다. 보위는 전쟁 트라우마 치유 교육을 받은 평화활동가로 활동하며 남성들에 대해 ‘섹스 파업’을 하는 운동을 벌여 주목을 끌었다. 그는 2003년 6월 여성들을 이끌고 내전 세력들이 평화회담을 여는 호텔을 점거해 2003년 8월18일 평화협정을 이끌어냈다. 이어 2005년 대통령 선거에선 엘런 존슨 설리프(77)를 도와, 그를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비폭력적 투쟁’을 한 공로로 2011년 설리프 대통령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보수단체들이 ‘위민 크로스 디엠제트’를 ‘종북세력’이라고 비난하는 데 대해, 보위는 “우리는 어떤 정권도 옹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에서 우리는 김일성·김정은 동상에 절하지 않았다. 이것 자체가 북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숭배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도전한 것이라 생각한다. 북한 사람들이 외부와 교류를 지속한다면 10년 뒤에 북한은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5년 국제여성평화회의’ 도중 탈북자 이애란씨가 “북한의 핵개발이나 수용소 수감자들에 대해서는 여기 있는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항의했다. 발제자로 참여했던 보위는 단상에서 내려가 이씨를 꼭 껴안았다. “세계시민으로서 당신과 북한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사과한다. 우리도 북한 사람들의 고통을 타개하고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글 김지훈 기자, 사진 김경호 선임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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