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비서-라브로프 외무 회담
러 “최고위급 포함 접촉 준비돼”
양국 군사·경제 협력방안 강구
러 “최고위급 포함 접촉 준비돼”
양국 군사·경제 협력방안 강구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의 러시아 방문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접근이 한층 가속도를 내고 있다. 외교적 고립 상황을 뚫어보려는 양쪽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북-러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각) 최 비서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최고위급을 포함한 북한과의 다양한 수준에서의 접촉을, 양쪽이 합의한 시기에 진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로 미뤄볼 때 김정은 제1비서의 첫 정상회담 상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그동안 북한과 소원한 관계였던 중국도 적극적으로 관계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교착 상태인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도 북한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회견에서 “북한 쪽은 회담에서 2005년 6자회담 참가국들의 9·19 공동성명에 기초해 전제조건 없이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러시아는 이런 북한 쪽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의미있는 6자회담이 되기 위해선‘낮은 문턱’이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인 중국보다 오히려 북한을 한껏 밀어주는 셈이다.
양쪽은 군사 및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 비서와 함께 방러 중인 노광철 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은 지난 19일 모스크바에서 각각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과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치·외교·군사·경제 등 전방위로 펼쳐지는 북-러의 접근은, 핵과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상태에 있는 북한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놓고 서방과 대립하는 러시아가 각자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윤성학 고려대 러시아·CIS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으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러시아는 이를 계기로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려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북핵 포기를 주도하면서 군축 실현을 통한 국제적인 이미지 개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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