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환경·민생·문화의 통로를 함께 만들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진부한 것”이라며 비판적인 뜻을 밝혔다.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17일 ‘대결의 빗장을 그대로 두고 협력의 문을 열수 있는가’는 기명칼럼에서 “(경축사는) 북남관계 문제에 대한 똑똑한 해결책은 없고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으로서 실속이 없는 겉치레, 책임 전가로 일관된 진부한 것”이라며 “그 어디에도 북남관계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성의와 진지한 태도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특히 “북남 협력의 길이 반통일적인 ‘5·24 조치’에 의해 꽉 막혀버렸는데 그것을 그대로 두고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자고 했으니 모순도 이만저만한 모순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통일 준비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소명”이라면서도,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방향을 언급한 지 않은 한계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칼럼은 박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라고 칭해 눈길을 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됐을 때는 ‘괴뢰 집권자’라거나 ‘정치창녀’라는 호칭도 등장한 바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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