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호 전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1998년 파키스탄에 핵기술 로비
북한 핵무기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병호(사진) 전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가 사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병호 전 비서가 지난 7일 오후 7시 급성심근경색으로 88살의 나이에 사망했다고 9일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국방위원회는 공동 명의의 부고를 통해 “오랜 기간 국방공업 부문의 중요 직책들을 역임하면서 인민군대를 현대적인 공격수단과 방어수단을 갖춘 최정예 혁명강군으로, 우리 조국을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 핵보유국으로 전변시키는 데 특출한 공헌을 했다”고 전병호를 평가했다.
부고에서도 밝혔듯이, 전병호는 북한의 핵 개발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1998년 파키스탄 군부한테 핵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현금과 선물을 제공하는 등 로비를 했다고 2011년 7월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유엔은 북한의 지난해 제3차 핵실험과 관련해 그를 추가 제재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전병호는 1926년 자강도 진천군에서 태어나 1970년부터 당 중앙위 부부장, 부장, 비서를 지내며 북한의 국방공업을 책임져 왔다. 2010년 6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내각 정치국장 겸 당 군수담당 책임비서를 맡았으며, 2012년 5월부터 사실상 현직에서 은퇴했다. 현재는 군수공장이 밀집된 자강도에서 5년간 당 책임비서를 지냈던 박도춘이 전병호를 이어 군수담당 비서를 맡고 있다.
이번에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를 보면, 최근 3개월간 공식적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돌고 있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장의위원에 포함됐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전 당비서의 이름은 명단에서 빠졌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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