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병사의 20%가 관심병사’ 국방부 발표 뜯어보니…
‘경제적 빈곤자’ ‘한부모 가정’ ‘성소수자’ 등 포함시켜
분류 기준에 뚜렷한 근거 없고 지정 뒤 관리도 주먹구구
‘경제적 빈곤자’ ‘한부모 가정’ ‘성소수자’ 등 포함시켜
분류 기준에 뚜렷한 근거 없고 지정 뒤 관리도 주먹구구
국방부가 군 전체 병력 5명 가운데 1명이 ‘관심병사’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오전 브리핑에서 “(‘임 병장 사건’이 일어난) 22사단은 A, B, C급 등 모든 종류의 관심병사가 18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전체 병사의 약 20%에 해당한다”고 말한 뒤, “22사단에 집중된 게 아니고 일반적으로 관심병사가 많다”고 덧붙였다. ‘전체 군의 문제란 말이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전체 군이 유사한 비율(20%)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따로 자료를 내어 “전군의 A급 관심병사는 1만7000여명으로 전체 3.6%”라고 밝혔다.
22사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장교도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 개 중대(약 120명)에 A급 관심병사가 2~3명, B급이 4~5명 수준이다. 여기에 전입 100일 미만 신병인 C급까지 합치면, 대대(약 500명)당 1개 소대(30~40명)는 관심병사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관심병사들이 제대로 ‘관심’을 받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임 병장 사건 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선 인성검사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내용의 글이 눈에 띈다. 훈련소에서 애초 검사 때 부적격 판정을 받았으나, 조교가 같은 판정을 받은 이들을 모아놓고 “군 생활 하기 힘들 것 같은 사람 손 들어”라고 한 뒤 아무도 없자 훈련에 투입시켰다는 내용도 있었다.
‘관심병사’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장교 출신 한 전역자는 “없어도 관심병사를 만들어서 보고하라고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부대마다 ‘관심병사’ 수를 채워 상부에 보고를 위한 보고를 하는 셈이어서, 관리도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군의 관심병사 등급 분류 기준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군 당국이 22일 공개한 기준표를 보면, ‘한부모 가정’(군은 ‘결손가정’으로 표기)이나 ‘경제적 빈곤자’는 무조건 B급(중점관리 대상)으로, 성소수자(‘동성애자’)는 C급(기본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그들이 왜 ‘관심병사’인지에 대한 뚜렷한 근거는 없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총기 난사 사고 뒤 무장 탈영한 임아무개 병장이 23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한 야산에서 자살을 시도한 뒤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실로 옮겨지고 있다.
강릉/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보호관심병사 등급 분류 기준(3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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