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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표면적으론 북 미사일 위협 대응
한국에 엠디 배치땐 중국 감시 가능

등록 2014-06-08 20:35수정 2014-06-08 21:33

미-중 ‘한반도 엠디’ 신경전 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엠디) 배치 여부를 놓고 미-중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내용 자체는 두 강대국 사이의 해묵은 논쟁이지만, 2010년의 미-중 간 갈등이 최근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정세 탓에 다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에 엠디를 배치하는 문제를 놓고 지난달 말부터 연일 군불때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미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따 엠디의 핵심이라 할 ‘고고도 요격체계’(사드·THAAD)의 부지 조사까지 실시됐다고 전한 이후로, 몇차례에 걸쳐 ‘한국 엠디 배치’하는 문제를 공론화시켰다. 중국 쪽도 강도높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9일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경제대국(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엠디에 유혹된다면, 빠르게 발전해온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켜야 할 수도 있다”며 배수진을 쳤다.

‘한반도 엠디’에 대한 중국의 반발은 일차적으로는 엠디 자체가 갖고 있는 대중 군사적 위협인식에서 비롯된다. 미국이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들어 한반도 엠디 배치를 정당화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의구심이다. 특히, 사드에 포함되는 고성능 레이더(엑스밴드레이더의 일종인 TPY-2)는 탐지 반경이 1000㎞가 넘는다. 한국에 배치되면 산둥·랴오닝·지린·상하이 등 한반도 인접 지역의 함정·미사일·전투기 등의 움직임은 물론, 베이징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8일 “미국은 북한을 이유로 들면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반도 엠디 배치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6자회담에는 큰 의지를 보이지 않는 미국이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반도 엠디’에 대한 중국의 민감성을 모를리 없는 미국이 잇따라 중국의 신경줄을 건드리는 것은 최근들어 격화된 미-중 갈등이 깔려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은 중국이 지난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우위다오)를 포함한 동중국해 상공에 새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을 기점으로,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공세적 행동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후인 지난달 3일,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에서 석유 시추작업을 시작한 것도 아시아에서의 중국의 독자적 영향력 구축이라는 차원으로 미국은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전문가는 “중국은 아시아지역에서 핵심이익을 선포하며 강력한 행동으로 나선 지 꽤 됐는데, 미국은 행동으로 한 게 없다”며 “동맹과 우방국에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뭔가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10년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고리 삼아 베이징까지 탐지할 수 있는 항모 조지워싱턴호를 서해에 보낼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던 상황과 비슷한 셈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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