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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로드먼 “장성택 1월까지 살아 있었다” 주장

등록 2014-05-06 17:23수정 2014-05-06 17:49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사진 앞줄 가운데)와 부인 리설주(왼쪽)씨가 평양체육관에서 데니스 로드먼(오른쪽) 등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선수들의 농구 경기를 관람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사진 앞줄 가운데)와 부인 리설주(왼쪽)씨가 평양체육관에서 데니스 로드먼(오른쪽) 등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선수들의 농구 경기를 관람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 패션 매체와 인터뷰 “리설주는 구치, 베르사체 좋아해”
“김정은, 누구도 폭격할 생각 없지만 핵무기는 유지할 것”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쏟으며 쫓아와 손에 입을 맞추는 지도자. 하지만 동시에 농담을 즐기고 스포츠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먼(53)이 최근 인터뷰에서 묘사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모습이다. 지난해 2월부터 6차례 북한을 다녀온 그는 김정은 비서를 “평생 친구”(friend for life)라고 불렀다.

미국 온·오프라인 패션 매체 <뒤주르>(Du Jour) 5월호 기사에서 로드먼은 김 제1비서에 대해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게 없다. 농담을 즐기고, 농구·탁구·당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비서의 부인 리설주씨에 대해선 “전형적인 북한 여성처럼 옷을 입지 않는다. 구치, 베르사체를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의 아이를 안아본 적이 있다. 아이를 안아본 것은 내가 처음이었다”고도 말했다. 로드먼은 지난해 9월 북한을 다녀와 김정은 비서에게 딸이 있으며 이름은 ‘주애’라고 밝힌 바 있다.

로드먼은 지난해 12월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비서의 고모부 장성택 전 행정부장이 실제로는 지난 1월까지 살아있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사람들은 그가 여자 친구를 죽였고, 고모부를 죽였고, 개에게 먹이로 내줬다는 이야기들을 했는데, 실제로는 지난번에 갔을 때 (장성택이) 내 바로 뒤에 서있었다”고 했다. 뒤주르 기자가 ‘북한 정부 스스로 처형됐다고 밝혔던 고모부 말이냐’라고 다시 묻자, 로드먼은 “그 사람이 바로 거기 서있었다”고 재확인했다.

로드먼은 김 제1 비서가 한때 “나는 누구도 폭격할 생각이 없다. 다만 우리의 핵무기는 유지할 것이다. 우리는 아주 작은 나라이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로드먼은 자신은 북한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적이 전혀 없으며, 올초 김 제1 비서 생일 때 북한을 함께 방문했던 다른 전직 미국 프로농구 선수들에겐 자신이 비용을 댔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자신이 북한에 다시 간다면 미국 정부의 방해로 귀국이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인터뷰 주요 대목

-북한에서 깜짝 놀랐던 일이 있었다면?

“단 한 차례 있었다. 첫 경기를 위해 경기장에 들어가 앉았다. 그리고 이 젊은 친구(김 제1 비서)가 들어와 내 바로 옆에 앉았다. 나는 정말로 그 친구가 누군지 몰랐다. 사람들이 그의 손에 입을 맞추면서 눈물을 쏟았다. 그에게 아이를 안아달라고 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25분 동안 사람들이 울었다. 무릎을 꿇고 그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게 놀랄만한 일이었다.”

-김 제1 비서의 성격은 어떻게 묘사할 수 있나?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게 없다. 농담을 즐기고, 농구·탁구·당구를 좋아한다. 1980년대 미국 음악을 좋아해서, 바이올린까지 함께한 13인조 여성 밴드(모란봉악단)가 있는데, 그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그(김정은)가 마이크를 잡으면 계속 연주한다. 그는 (1960년대 밴드인) 도어스나 지미 헨드릭스를 사랑한다. 내가 처음 갔을 때 밴드는 영화 <록키> 주제곡과 미국 드라마 <댈러스> 주제곡 등 2곡을 몇시간이나 연주했다.”

-그가 이미지에 신경을 쓰나?

“부인이 그렇다. 부인은 전형적인 북한 여성처럼 옷을 입지 않는다. 구치, 베르사체를 좋아하고, 근사하게 차려입는다. 김 제1비서는 대체로 검정, 회색, 갈색을 입었다.”

-(올초 김 제1 비서 생일에 즈음해) 은퇴한 미국프로농구협회(NBA) 선수들을 데리고 북한에 갔는데, 일부 선수들은 오해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했다.(일부 선수들이 김 제1 비서 생일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음)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다. 다 알았다. 그 친구들이 북한에 가기 전에 내가 돈도 다 줬다. 한명당 3만~3만5천달러씩 줬다. (<비비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한) 카메라가 매일 24시간 찰싹 붙어 있었고, 그들 스스로 ‘북한이 너무 좋다’고 하는 것도 찍혔다.”

-북한 정부로부터 돈을 받았나? 출연료 같은?

“전혀 받지 않는다. 나는 무료로 하고 있다.”

-김정은 제1 비서가 정치적인 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나?

“누구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지난번 갔을 때 그 사람들이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평화협정을 어떻게 다시 쓸지 문제도 있고, 남한에서 우리(미국) 함정을 빼가길 원한다는 얘기도 했다. 그들은 핵이 자위용이라고 했다. 그(김 제1 비서)는 ‘나는 누구도 폭격할 생각이 없다. 다만 우리의 핵무기는 유지할 것이다. 우리는 아주 작은 나라이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은 미국인들과 미국 정부가 그들이 미국인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했다. … 나도 미국과의 협상이 이뤄지도록 손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모든 게 끝난 뒤 저녁식사가 시작되자 그(김 제1 비서)가 먼저 꺼낸 말은 ‘걱정 말라. 괜찮다. 하지 말라. 우리는 당신이 연루되는 걸 원치 않는다’였다.”

-북한에 가서 안전에 위협을 느낀 적은 있나?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내가 이 세상에 살고 싶은 다른 나라는 없다. 그러나 내가 다음에 북한을 또 가면,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 북한 때문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나를 못 돌아오게 할 것 같다. 이미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안다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 미국 재무성은 나를 고소하려 한다. 내가 ‘뭐 때문이냐’고 하면, 반역죄라면서 위협한다. 내가 아내에게 모피, 드레스 같은 선물을 잔뜩 줬다는데, 난 그런 적이 없다.”

-미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적이 있나?

“6개월 전에 도와달라고 했지만 답이 없었다. 나는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을 비웃지만 말고, 나의 상황을 이용했으면 하고 바란다. 불공평하다. 정부가 도와주지도 않는데 북한에서 뭔가 하는 건 정말 힘들다.”

-왜 그랬다고 생각하나?

“만약 매직 존슨이었다면 전혀 이야기가 달랐을 것이다. 그에겐 여러 사람들이 붙어서 도움을 건넸을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걸 혼자 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를 외교관이니 대사니 하는 범주에 넣으려 하지만, 나는 그걸 원하는 게 아니다. 이건 스포츠다. 10~15년 뒤면 이건 역사적인 일로 기억될 것이다. 그 작은 친구(김정은 비서)가 북한을 좋게 바꾸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걸 인정해주면, 그도 국제사회에 문을 열기 시작할지 모른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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