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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NLL 넘나든 포격…남북 다시 긴장고조

등록 2014-03-31 20:56수정 2014-04-01 01:38

<b>연평도 악몽 떠올리다</b>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바다에서 실시한 사격훈련 과정에서 일부 포탄이 엔엘엘 남쪽으로 넘어와 긴장감이 고조된 31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마을 주민과 연평고 학생들이 대피소에 긴급 피신해 있다. 연평도/연합뉴스
연평도 악몽 떠올리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바다에서 실시한 사격훈련 과정에서 일부 포탄이 엔엘엘 남쪽으로 넘어와 긴장감이 고조된 31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마을 주민과 연평고 학생들이 대피소에 긴급 피신해 있다. 연평도/연합뉴스
북 서해 NLL로 포격훈련

북, 서해 사격훈련 포탄 100여발 남쪽 떨어져…남, 300발 대응사격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 첫 반응…“잡동사니 긁어모은 통일 제안”
북한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고, 이에 군이 대응사격에 나서면서 한때 남북이 포사격을 주고받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미사일 발사 규탄 등에 반발해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꺼내들었던 북한이 이번엔 서해에서 무력시위까지 벌인 것이다. 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주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3대 대북 제안에 대한 첫 반응을 내놓으며 “우리를 악랄하게 헐뜯으면서 횡설수설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한반도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남북관계도 안갯속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북한은 이날 낮 12시15분께부터 3시간여 동안 서해 해상에서 8차례에 걸쳐 해안포와 방사포 500여발을 발사하는 훈련을 했다. 이 가운데 북한군 포탄 100여발이 북방한계선 남쪽에 떨어졌고, 우리 해군이 대응사격을 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도 K-9 자주포 300여발을 북방한계선 북쪽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쏜 포탄 일부는 북방한계선 남쪽 우리 해상 3.6㎞까지 침범해 떨어졌다”며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가 발진해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에서 초계비행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고 덧붙였다. 백령도 등 서해 5도 주민들은 북한의 사격 소식이 전해지자 안전한 장소로 긴급 대피했다.

유엔사는 즉각 북한의 사격에 항의했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는 북한에 통지문을 보내 “모든 호전적 행위를 중지할 것”을 촉구하며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장성급 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 쪽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군은 북한의 사격이 멈춘 뒤에도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전 지역에서 경계 및 감시 강화, 무기태세 증가 등 대비 태세를 격상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해상 사격은 계획된 도발이다. 북한이 또 도발하면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1시간30분 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의도와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북 “격변하는 우리 현실 눈감아” 대북제안 맹비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이 재도발해올 경우 강력히 대응하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로 했다”며 “향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서북도서 지역뿐 아니라 비무장지대(DMZ) 인근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도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도 북한의 해상 사격훈련을 도발 행위로 규정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너선 랠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대변인은 <한겨레>의 관련 질의에 “북한의 행동은 위험하고 도발적”이라며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과 도발은 긴장을 악화시키고 스스로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서남전선사령부는 이날 오전 해군 2함대 사령부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장산곶에서 대수압도 전방 지역을 연하는 북방한계선 이북 7개 지역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한다”며 선박의 접근을 통제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의 이번 사격은 한-미 연합 훈련, 특히 이날 실시된 한-미 연합 상륙작전인 ‘쌍용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등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시작될 무렵에도 동해상으로 포와 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최근 북한 쪽 어선이 나포된 것과 대북 전단(삐라) 살포 등과 관련한 북한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박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내놓은 3대 대북 제안에 대해서도 날 선 표현을 써가며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통신은 ‘남조선 집권자의 저급한 외교’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대통령이) 얼마 전 도이칠란드(독일) 행각(방문) 때는 금시까지도 ‘동족 간의 비방중상 중지’를 떠들던 그 입으로 우리를 악랄하게 헐뜯으면서 횡설수설했다”며 “잡동사니들을 이것저것 긁어모아 ‘통일 제안’이랍시고 내들었다”고 비난했다. 통신은 또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연설에서 북한의 어린이 ‘추위와 배고픔’, ‘자유를 위한 탈북행렬’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또 다른 우리의 격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아예 눈을 감았다. 이는 탈북자들의 ‘악담질’과 국가정보원의 ‘모략정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공식 매체가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3대 대북 제안’을 직접 언급하며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으로, 이런 부정적인 반응을 볼 때 당분간 북한 당국이 박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하고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외현 석진환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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