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1일 평양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로동신문 연합뉴스
김 위원장 육성 신년사 “백해무익한 비방중상 끝내야”
장성택 숙청은 “당내 종파 오물 제거하는 단호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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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육성으로 2014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제1비서는 “(남한은) 북남관계 개선으로 나와라. (북한도)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루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빈틈없는 안보 태세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신년사를 발표한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김 제1비서의 신년사 낭독은 1일 오전 8시59분부터 9시26분까지 북한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됐다. 지난해에 이은 김 제1비서의 신년사 육성 발표는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스타일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신년사를 육성으로 발표하지 않고 <로동신문> 등에 신년 사설을 발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김 제1비서는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 개선에로 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개성공단 폐쇄 등 극한 상황까지 갔던 남북관계를 개선해보자는 메시지를 남쪽에 직접 던진 것이다. 앞서 2013년 신년사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표현이 없었다.
김 제1비서는 또 “(남한은) 무모한 동족 대결과 종북 소동을 벌이지 말아야 하며, 자주와 민주, 조국통일을 요구하는 겨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충고도 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북방한계선(NLL) 논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 등을 통해 반북 정서를 조성한 데 대해 불편한 속내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013년 신년사에서 김 제1비서는 ‘북남관계 개선’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세 차례나 언급함으로써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었다. 올해 남북대화 추진 환경은 상대적으로 좋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통일부 정세분석국은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언급했지만, 비난도 계속하고 있어 앞으로 태도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의 경우 김 제1비서가 신년사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등을 얘기했지만 2월 중순 3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말과 행동이 달랐다는 것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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