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대표단 등 방문도 수용
국내외 문제 분리대응 암시
국내외 문제 분리대응 암시
북한이 12일 장성택 전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을 처형하면서, 같은 날 남한에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개최를 제의했다. 같은 날 북한은 한국 정부가 제안한 ‘주요 20개국(G20)과 국제금융기구 대표단의 개성공단 방문’도 수용했다. 13일 우리 정부는 이에 즉각 동의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13일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12일 오후 북쪽에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제4차 회의를 12월19일 개성공단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우리는 오늘 오전 이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장 전 부장을 처형한 날, 한국에 공동위원회 회의를 제안한 것은 북한이 내부 권력투쟁과 대외 경제협력을 분리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개성공단 공동위는 지난 9월16일 3차 회의 이후 석달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협의할 당시 남과 북은 석달에 한번씩 공동위를 개최해, 제도 개선 등 현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은 우리 쪽이 제의한 ‘주요 20개국 및 국제금융기구 대표단’의 19일 개성공단 방문 방안도 12일 수용했다. 기획재정부와 오스트레일리아 재무부 공동주최로 18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주요 20개국 서울 콘퍼런스에는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등 20개국 소속 6개 국가 차관과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한의 대남·대외 경제협력이 멈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이에 대해 북한이 ‘그렇지 않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도 “이번 조처를 볼 때, 적어도 한두달 동안은 남북관계가 기대보다 훨씬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