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성택 실각 가능성’ 파장] 북한 권력 세대교체
2년간 김정은 체제 공고화 작업
2년간 김정은 체제 공고화 작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권력이 김정은 당 제1비서에게 급격히 이동하면서 북한 권부에선 잦은 인사와 숙청이 이어졌다.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 실각설에서 보듯 지난 2년 동안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선 인사가 곧 만사였다.
2010년 9월 김정은 제1비서가 공식 후계자로 지목된 이후 북한에선 3대 세습을 안정시키기 위한 인사가 계속됐다. 장 부장의 실각 가능성이 거론되기 전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김 위원장 장례식 당시 운구차를 왼쪽에서 호위했던 리영호 군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 군 실세들의 잇따른 퇴진이다.
특히 북한 군부의 최고 실력자로 여겨지던 리영호 총참모장의 경우 김정은 제1비서의 군부 장악 과정에서 일거에 해임(숙청)됐다. 지난해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18주기 때 김 제1비서와 함께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한 지 7일 만이었다. 당시 리 참모장 등을 포함한 14명의 고위 간부가 숙청되면서, 김정일 시대의 군부가 막을 내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지난해 4월 김정각 정치국 제1부국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정각 부장도 오래가지 못하고 김격식 부장에게, 김격식 부장은 다시 장정남 부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인민무력부장 자리는 가장 변화가 무쌍했는데, ‘군 길들이기’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2009년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에 오른 우동측 부부장도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3월 말 이후 권력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당시 운구차 오른쪽엔 김 제1비서, 장 부장과 함께 김기남 당 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섰는데, 이들은 자리를 보전했지만 고령으로 인해 사실상 은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2010년 9월 김철만·리을설·리하일·조명록 등 당 중앙군사위원 4명이 해임됐고, 2011년에는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 등 13명이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비서 체제가 굳어지면서 ‘김씨’ 가족들도 무사하지 못했다. 이복형 김정남씨는 2009년 이후 계속 해외를 떠돌고 있다.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씨도 모든 보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과 함께 후견인으로 여겨진 고모 김경희 당 비서도 장 부장이 실각했을 경우 2선 퇴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제1비서의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도 1974년 후계자로 결정된 뒤 계모 김성애와 이복동생 김평일, 삼촌 김영주 등을 권력에서 밀어낸 바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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