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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장성택 밀려나도, 최룡해가 꿰차진 못한다

등록 2013-12-04 21:26수정 2013-12-17 10:19

※ 이미지를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북 장성택 실각 가능성’ 파장]

김정은 1인지배 체제 강화
당 행정부 가라앉고, 군 뜨고
“김 제1비서 각본 있었다 생각”

최 국장·보위기관 권한은 커질듯
당 중심, 행정부→조직지도부 이동
국가정보원이 밝힌 대로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이 실각했다면, 북한의 권력 구조는 장 부장을 대체할 새로운 권력 실세가 나타나기보다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1인 지배 체제가 강화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또 장 부장의 활동 기반이었던 당 행정부와 내각은 약화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처럼 군과 보위기관이 권력의 핵심 기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인물들의 부침 또한 이런 맥락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장 부장의 실각 가능성은 김정은 1인 지배 체제의 공고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4일 “김정은 당 제1비서의 권력이 공고해졌고, 이제 1인 지도 체제로 가려는 것 같다. 군에서 리영호를 제거했듯, 당에서 장성택을 제거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세운 것이다. 김 제1비서의 각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장 부장 이후 새로운 권력 실세가 나타나기보다는 김정은 1인으로의 권력 집중, 그리고 충성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김정은 1인 체제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이를 떠받치는 기반으로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군·보위기관의 권한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은 할 수 있다. 최 국장이 이미 군을 대표하는 실세로서 장 부장과 함께 북한의 2인자였고, 장 부장이 실각했다면 이 일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사안을 주도했을 인물로 최 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을 지목한 바 있다. 이는 곧 이들이 대표하는 군 총정치국과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보위사 등 보위세력의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 기존 체제에서 장 부장의 권력 기반이었던 당 행정부는 무력화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4일 거듭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당 행정부의 중추이자 장 부장의 최측근이던 리룡하 제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은 공개 처형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의 무게중심이 행정부에서 김정은 체제의 인물들이 포진한 조직지도부로 이동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또 당에서 대표적인 장 부장의 사람으로 여겨지는 박봉주 내각 총리 역시 자리를 잃거나 무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장 부장의 후견인이라고 할 부인 김경희 당 비서, 남북관계의 오랜 책임자이자 당의 핵심 인물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2선 후퇴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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