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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급변 사태 가능성에도 청와대·군 ‘조용’…공개 시점 뒷말

등록 2013-12-03 22:54수정 2013-12-17 10:20

정청래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가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국가정보원의 북한 동향 관련 보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청래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가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국가정보원의 북한 동향 관련 보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북 장성택 실각’ 파장 정부 움직임 적절했나

청 “국정원 보고 받았다”면서
국가안보 관련 회의 열지 않아
국방장관도 예정된 만찬 참석
민주 “국정원 언론플레이 의혹”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실각 가능성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알려진 3일 저녁 청와대와 국방부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 체제 2인자’의 실각으로 북한 권력 구도가 요동치고 남북관계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칠 중요한 사안인데도 청와대에서 안보 관련 회의는 따로 열리지 않았다. 회의 참석 대상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북한 준급변사태’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내한한 자키르 하사노프 아제르바이잔 국방장관과 예정대로 만찬 행사를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연히 국정원으로부터 장성택 관련 정보를 미리 보고받았다. 언제, 어떤 경로로 보고를 받았고 어떻게 (유관기관에) 전파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도 “공개된 사실 외에는 추가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가 사전에 보고받고 관계부처와도 대책 등을 충분히 논의했기 때문에 추가 조처는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일 방공식별구역 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연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대응은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한 의원은 “실각·처형으로 북한이 술렁이고 긴장이 조성되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관계기관회의를 소집하고 ‘안보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보이지도 않고 국방부 장관은 원래 일정대로 만찬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이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영향이 큰 북한 관련 중요 정보를 공개한 시점과 방식을 두고서도 뒷말이 나온다. 국정원은 애초 이날 오후 5시 통일부를 통해 ‘장성택 실각 가능성’을 공개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그동안 북한 관련 주요 정보를 공개할 때 전면에 나서지 않고 통일부 등 관련 부처를 앞세워왔다. 국정원은 오후 4시30분께 한기범 1차장을 국회로 보내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과 여야 정보위 간사에게 이런 내용을 미리 보고했다. 그러나 오후 4시40분 <와이티엔>을 통해 이런 소식이 먼저 공개되고, 언론들의 거듭된 확인요청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이 내용을 공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오후 5시 국정원은 이례적으로 ‘국정원발’로 장성택 실각 정보를 직접 공개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가급적이면 전면에 나서지 않는데 야당 쪽에서 관련 내용을 언론에 알리고 브리핑까지 하면서 기존 방식과 다르게 국정원발로 바로 자료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 쪽은 국정원이 언론에 먼저 알리는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엇갈린 주장을 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청와대 현직 행정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관련 정보유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관련자 증언이 나오며 여론의 관심이 쏠리던 시점이었다. 이 정보 유출 과정에는 국정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국정원은 자체개혁안 제출을 압박받던 지난 10월 초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3년 내 무력통일’ 발언 △김정은 리더십에 대한 북한 내부의 반발 상황 △북핵 관련 영변 원자로 재가동 △수도권·서해5도 쪽 신형 다연장포 배치 등 ‘예상치 못한’ 북한 동향 정보를 국회 정보위에 무더기로 쏟아내며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국정원은 공개 시점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한다. 국정원 쪽은 “장성택 실각 첩보를 입수한 뒤 이를 분석·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반면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번 건은 중요한 사안이므로 공개 시기나, 어디서 공개할지 등은 한번 더 신중히 검토해 보라고 국정원에 말했다. 오래 잡아놓을 정보는 아니고 며칠 안에 공개는 했어야 하는데, 국정원이 오늘 공개하려 했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고 했다. 국정원의 ‘의지’로 공개 일정이 앞당겨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국정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이런 정보를 공개할 때는 오류 가능성과 함께 정보수집 경로가 역추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보기관이 직접 나서서는 안 된다. 예전 국정원은 자신들이 밥상을 차려도 밥은 다른 부처가 먹는, ‘남 좋은 일 시키는 곳’이었다. 부적절한 방식의 공개였다”고 했다. 북한 관련 주요 정보가 언론에 쉽게 공개되기 마련인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이 애초부터 공개를 기대하고 국회에 보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김남일 조혜정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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