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북 장성책 실각’ 파장
“중 영향력 커졌는데 중국통 실각?
사실이라면 북 체제 붕괴 가능성”
“중 영향력 커졌는데 중국통 실각?
사실이라면 북 체제 붕괴 가능성”
북한 전문가인 와다 하루키(사진)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실각설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가 없어 단언할 수 없지만 여러가지 정황상 믿기 힘들다”며 “만약 국가정보원의 정보가 사실이라면 북한 내부는 큰 혼란스런 사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제1회 리영희상 수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겨레>를 찾은 와다 교수는 “김정은 체제는 당에 의해 군부가 통제받는 상태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당의 쌍두마차는 장성택과 최룡해인데 김정은이 장성택을 실각시키는 사태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정은 제1비서 체제가 아직 당의 핵심인 장성택을 제거할 만큼 견고한 기반 위에 있지 않다는 게 와다 교수의 분석이다.
지난 9월18~24일 자신이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일조국교촉진국민협회(회장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 방문단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그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더 강력해지고 있는 것을 실감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만약 장성택이 실각했다면 중국이 화를 낼 일”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지만 장성택은 여러차례 중국을 방문한 중국통이라는 설명이다.
와다 교수는 “북한 당국은 방문단에게 평양에서 70㎞ 떨어진 곳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사령부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그곳은 1958년까지 펑더화이를 사령관으로 한 중조연합군 사령부도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전쟁에 대해 자신들이 중심이 돼 전쟁을 수행했고 중국은 지원했다는 입장이었다는 점에 비춰 중국과의 관계가 북한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장성택이 실각했다면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확고하지 못한 점에 비춰 최악의 경우 북한체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와다 교수는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와다 교수는 장성택 행정부장의 실각이 사실이라고 해도 군부와의 권력투쟁에서 패한 결과라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현재의 북한 체제에선 군부가 그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지 않다고 와다 교수는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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