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하는 남북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제7차 남북당국 실무회담이 열린 14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회의실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김기웅(왼쪽)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과 대표단이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합의서 3가지 문제 집중점검
남북 협의 순조롭게 진행땐
설비 점검 뒤 1~3개월 안 재개
남, 피해기업 감세 등 요구 방침
책임소재 논란 비화 가능성
남북 협의 순조롭게 진행땐
설비 점검 뒤 1~3개월 안 재개
남, 피해기업 감세 등 요구 방침
책임소재 논란 비화 가능성
① 공장 문 언제 여나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곧바로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공단을 재가동하려면 4개월 넘게 멈춰 있던 생산 설비의 점검·보수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입주업체들은 기계·설비가 장기간 방치됐지만 재가동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지난달 공장 설비를 점검하고 돌아온 뒤 “기계에 습기가 차 눅눅했고 드문드문 녹슨 곳도 보였지만 설비 상태가 예상보다 괜찮았다”고 전한 바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다시 가동하려면 기업에 따라 1~3개월 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단 입주기업의 설비 점검을 위한 방북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북쪽과 협의해 승인할 계획이다.
또 개성공단 재가동에 앞서 체류자의 신변 안전 보장과 재산 보호,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해결 등의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앞으로 구성될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북쪽과 협의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재가동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공동위원회는 다음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공동위원회가 개성공단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상설기구인 만큼 사무처와 분과위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개성공단 재가동 시점은 공동위 가동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입주업체들의 설비 점검·보수가 끝나는 1~3개월 뒤부터 순차적으로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복병을 만날 수도 있다. 정부는 남북공동위에서 기업들의 피해 보상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입주기업들이 입은 피해를 세금이나 수수료 감면 등을 통해 일부 보전해달라고 북쪽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문제는 자칫 남북간 책임 소재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실무회담 합의를 지연시킨 최대 걸림돌이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② 공단 ‘국제화’ 가능할까
‘외국기업 유치’ 미국 통제 관건…FTA ‘한국산’ 인정도 숙제 개성공단 국제화 합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 문제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개성공단 국제화는 세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공단 운영 등과 관련한 규범의 국제화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북은 ‘개성공단에 적용되는 노무·세무·임금·보험 등 관련 제도를 국제적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 하나는 외자 유치다. 남북은 14일 합의서에서도 외국 기업의 유치를 적극 장려하고, 공동으로 해외 투자 설명회(IR)를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은 2005년 6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세 차례 합동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해외공단을 시찰한 바 있지만, 투자 설명회를 한 적은 없다. 여기엔 외국 기업 유치가 북한의 자의적 공단 운영을 막는 방파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른 하나는 개성공단 제품의 국제시장 접근성 확보다. 합의서는 구체적으로 개성공단 제품의 ‘제3국 수출시 특혜관세 인정’을 거론했다. 해외 수출길이 막혀 있는 실정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이 당장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외국 기업 유치만 해도, 남북이 먼저 개성공단을 경쟁력 있는 곳으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과제일 수밖에 없다. 또 개성공단은 미국의 통제를 받는 전략물자의 반입이 어려워 첨단 기업 유치가 제한된다는 한계도 있다. 개성공단 제품의 국제시장 접근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이들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는 문제다. 현재 몇몇 개성공단 제품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이나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등에서 특혜관세 대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은 이 문제를 역외가공지역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은 북한의 핵개발 등을 이유로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③ 통행·통신·통관 ‘3통’ 실행은
“이번엔 군 개입 영향 적을듯”-“북, 을지훈련 반응 봐야” 이번 합의에서 그동안 해결되지 않던 통행·통신·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 해결에 남북이 의견을 모은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민감한 문제여서 실행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남북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3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을 선언문에 담은 이후 남북 총리급 회담과 장성급 회담에서도 3통 문제 해결에 대해 이미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6·15, 10·4 남북공동선언 자체를 계승하지 않음으로써 이런 합의는 이행되지 않았다. 3통 문제는 개성공단을 포함해 남북간 경제협력의 고질적 한계로 남아 있었다. 이번에 합의된 상시적 통행, 인터넷·이동전화 통신 보장, 통관 절차 간소화 등이 실행된다면 개성공단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3통 문제를 남북공동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합의한 만큼 정치 문제에 휘둘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3통 문제는 남북 당국간 신뢰와 의지가 어느 정도 확보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도 “과거엔 3통 문제와 관련해 남북의 군이 많이 개입했는데 이번에 남북공동위가 다루게 돼 기존 방식보다 무게감이 있고 정치의 영향도 덜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인터넷이나 이동전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통신망과 기지국 등 기간시설이 필요한데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인터넷 개방 등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쟁점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 보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 특성상 인터넷이나 이동전화 허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오는 19일) 을지훈련이 시작되면 또다시 정세가 바뀌고 남북공동위원회의 구성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남북관계는 긴 역사에서 보듯 합의와 이행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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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짓는 입주기업들 남북 당국이 제7차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한 다음날인 15일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비대위) 임원들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비대위 사무실에서 회의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② 공단 ‘국제화’ 가능할까
‘외국기업 유치’ 미국 통제 관건…FTA ‘한국산’ 인정도 숙제 개성공단 국제화 합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 문제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개성공단 국제화는 세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공단 운영 등과 관련한 규범의 국제화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북은 ‘개성공단에 적용되는 노무·세무·임금·보험 등 관련 제도를 국제적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 하나는 외자 유치다. 남북은 14일 합의서에서도 외국 기업의 유치를 적극 장려하고, 공동으로 해외 투자 설명회(IR)를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은 2005년 6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세 차례 합동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해외공단을 시찰한 바 있지만, 투자 설명회를 한 적은 없다. 여기엔 외국 기업 유치가 북한의 자의적 공단 운영을 막는 방파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른 하나는 개성공단 제품의 국제시장 접근성 확보다. 합의서는 구체적으로 개성공단 제품의 ‘제3국 수출시 특혜관세 인정’을 거론했다. 해외 수출길이 막혀 있는 실정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이 당장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외국 기업 유치만 해도, 남북이 먼저 개성공단을 경쟁력 있는 곳으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과제일 수밖에 없다. 또 개성공단은 미국의 통제를 받는 전략물자의 반입이 어려워 첨단 기업 유치가 제한된다는 한계도 있다. 개성공단 제품의 국제시장 접근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이들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는 문제다. 현재 몇몇 개성공단 제품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이나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등에서 특혜관세 대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은 이 문제를 역외가공지역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은 북한의 핵개발 등을 이유로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③ 통행·통신·통관 ‘3통’ 실행은
“이번엔 군 개입 영향 적을듯”-“북, 을지훈련 반응 봐야” 이번 합의에서 그동안 해결되지 않던 통행·통신·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 해결에 남북이 의견을 모은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민감한 문제여서 실행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남북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3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을 선언문에 담은 이후 남북 총리급 회담과 장성급 회담에서도 3통 문제 해결에 대해 이미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6·15, 10·4 남북공동선언 자체를 계승하지 않음으로써 이런 합의는 이행되지 않았다. 3통 문제는 개성공단을 포함해 남북간 경제협력의 고질적 한계로 남아 있었다. 이번에 합의된 상시적 통행, 인터넷·이동전화 통신 보장, 통관 절차 간소화 등이 실행된다면 개성공단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3통 문제를 남북공동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합의한 만큼 정치 문제에 휘둘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3통 문제는 남북 당국간 신뢰와 의지가 어느 정도 확보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도 “과거엔 3통 문제와 관련해 남북의 군이 많이 개입했는데 이번에 남북공동위가 다루게 돼 기존 방식보다 무게감이 있고 정치의 영향도 덜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인터넷이나 이동전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통신망과 기지국 등 기간시설이 필요한데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인터넷 개방 등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쟁점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 보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 특성상 인터넷이나 이동전화 허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오는 19일) 을지훈련이 시작되면 또다시 정세가 바뀌고 남북공동위원회의 구성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남북관계는 긴 역사에서 보듯 합의와 이행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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