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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한·미·일, 북에 “회담재개 길 열려있다”

등록 2012-01-18 21:08

워싱턴서 ‘북핵 3자 협의’
“중·러와도 긴밀 협력할것”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국이 북한을 향해 “회담 재개를 위한 길이 열려 있다”고 한목소리로 밝혔다.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3자 북핵 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임 본부장은 “3국은 앞으로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와 미-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3국은 여러 지역문제에 잘 대처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와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3자 협의에는 임 본부장 외에 미국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일본 쪽에서는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이 각각 참석했다. 3국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내부 동향 분석 및 향후 북-미 3차 대화와 6자회담 재개문제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또 이날 협의 직후 발표문을 통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앞으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첫 다자회의인 이날 협의에서 한·미·일 3국이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은 김 위원장 사망 직전 북한이 보인 전향적 태도를 계속 이어가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첫 북-미 대화 협상에서 미국이 대북 식량지원과 우라늄 농축을 연계시켰다는 내용을 지난주에 공개하고, 한국 정부를 향해 남북관계 파국을 선언하는 등 거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이 이날 한·미·일 협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김정일 위원장의 ‘100일 탈상’이 끝나는 3월 말이 시간적 지표가 될 것 같다”며 “그때까진 북한에서 별다른 반응이 나오긴 쉽지 않을 듯하지만, 긴 호흡으로 지켜보겠다는 게 한·미·일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로서는 대선을 앞두고 ‘군사 전용’이라는 이유로 공격받을 수 있는 쌀을 북한에 지원하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북핵 위협을 그대로 두는 것 역시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급속한 변화를 기대하기보단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북-미 3차 대화와 6자회담 재개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없는 북-미 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한국 정부도 이전보단 좀더 유연한 자세를 견지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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