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쪽 “방북 조문 막을것”
정부가 20일 정부 차원의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유족에 한해 민간인 조문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안정을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적극 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공식 조문단 파견이라는 통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북지원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 김덕룡)도 이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는 보도자료를 내어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큰 슬픔에 빠져 있을 유가족과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북한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반도평화포럼(공동대표 임동원 백낙청)도 이날 발표한 조의문에서 “슬픔에 잠겨 있는 북녘 동포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단체는 “김 위원장은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통해 불신과 대결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다”며 남북관계의 안정을 위해 조문단을 파견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의 방북 조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족들은 조문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할 분위기다. 노무현재단은 통일부를 통해 북한에 전달할 조의문에서 ‘김 위원장이 급서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여 유가족과 북한 동포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고 남북관계의 미래를 생각해 정부 차원의 조문단을 파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단도 조문단을 파견하기로 하였으며, 재단의 협조 요청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통일외교안보 장차관 및 청와대 보좌관들도 이날 긴급간담회를 열고 북한에 조의문을 전달하기로 했으며, 조문단을 파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반면,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죽음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진실로 슬퍼할지, 위로받아야 할 일인지 의문”이라며 “국군포로 가족 등에게는 한번도 위로를 하지 않은 이 정부가 천안함·연평도 사태, 칼기 폭파, 아웅산 테러 등을 자행한 자에게 위로를 한다는 것은 순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추선희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주적이 죽었는데 정부가 조의를 표명하고 조문을 허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방북 조문을 하려는 이가 있다면 끝까지 싸워서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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