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해서 ‘대량살상무기 의심 선박’ 차단 연습
대량파괴무기(WMD)를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가로막고 검색반을 투입해 선내를 정밀 검색하는 해양차단훈련이 30일 한-미 연합해상훈련의 일환으로 서해에서 실시됐다. 군 당국은 이날 “적성 선박에 대한 일반적인 검색 전술훈련”이라고 밝혔지만, 훈련 내용과 목적에선 피에스아이(PSI·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 훈련과 큰 차이가 없음을 인정했다. 피에스아이 역내차단훈련과 유사한 성격의 훈련이 서해상에서 실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훈련은 대량파괴무기 운반선으로 가정된 선박을 한·미 연합함정이 앞에서 가로막고 링스헬기가 공중에서 경계를 펼치는 가운데 후방에서 한·미 연합특임대가 고속단정을 타고 접근한 뒤 선박에 진입해 검색·나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훈련에는 우리 군의 4500t급 구축함 3척과 미군 이지스구축함 1척이 참여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연합훈련 계획을 짤 때부터 대량파괴무기 의심선박 차단 훈련이 포함됐으며, 지난 7월 동해상에서 실시된 ‘불굴의 의지’ 훈련 때도 같은 내용의 훈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합훈련에 민감한 내용의 해상 검색 훈련이 포함된 것은 미국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던 것 아니었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이 피에스아이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온 중국과 북한의 반발을 우회하며 훈련을 실시하기에는 이번 연합훈련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는 지적이다.
연합훈련 3일째인 이날 양국 군은 전날에 이어 대공방어, 항모강습, 해상자유공방전 등의 전술훈련을 벌였다. 참가 전력은 전날보다 확대됐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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