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항 서쪽 어청도와 충남 태안반도 서쪽 격렬비열도 인근 해역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전투지휘소(CDC: Combat Direction Center). 이곳에서 29일 오전 승무원들이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대형 화면을 보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지워싱턴호/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핵항모 ‘조지워싱턴호’는
서해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조지워싱턴함은 미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11척의 니미츠급(10만t급) 항공모함 가운데 6번째로 건조된 핵추진 항공모함이다. 만재 배수량이 9만7000t에 이른다.
비행갑판 길이가 360m, 폭은 92m에 이르고 높이는 20층 빌딩과 맞먹는 81m다. 탑재 항공기만 80여대로 웬만한 소국의 공군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함재기엔 미 해군의 최신예 슈퍼호닛(F/A-18E/F)과 호닛(F/A-18A/C) 전폭기, 조기경보기인 호크아이2000(E-2C) 등이 포함돼 있다. 방송국과 우체국, 체육관, 병원, 정비공장 등을 갖춰 ‘떠다니는 해상기지’로 불린다. 기동 시엔 9600t급 순양함인 카우펜스, 9750t급 구축함인 샤일로, 스테덤, 피츠제럴드 등과 전단을 구성한다. 이들 함정엔 사정거리가 1600~2300㎞에 이르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에스엠(SM)-3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1000㎞가 넘는 작전반경이다. 서해로 들어올 경우, 북한 전역은 물론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와 랴오둥 반도까지 공격권에 포괄한다. 중국이 서해 훈련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연간 3억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운용비용이다. 인구 10만명 도시와 맞먹는 막대한 에너지 소모량과 6000명이 넘는 탑승인원 때문이다. 따라서 국방비 압박에 시달리는 펜타곤으로선 연간계획 이외의 추가 기동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이번 훈련 역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합훈련의 관행상 미국 쪽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게 돼 있다. 사실상 미국에 큰 빚을 진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미국 쪽이 이번 항모전단 기동에 따른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산 무기 추가구매 압박이나 미국이 개입된 분쟁 발생 때 한국군 파병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항모 전단이 동원된 매머드급 훈련의 군사적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지난 7월 조지워싱턴함이 참여한 연합훈련이 동해에서 있었지만, 4개월 뒤 북한은 연평도 무력도발을 감행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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