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허술 대처 파문
오후까지 18대…개머리 해안포 기지 주변
‘정찰 수단’으로 장사정포 이상 낌새 포착
‘자주 비슷한 행동…공격하리라 판단 안해’
오후까지 18대…개머리 해안포 기지 주변
‘정찰 수단’으로 장사정포 이상 낌새 포착
‘자주 비슷한 행동…공격하리라 판단 안해’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하기 전인 23일 오전과 오후 연평도에서 15.5㎞ 떨어진 북한 개머리 해안포 기지 주변에 방사포 18대가 추가 배치되는 등 이상 낌새가 포착됐으나, 군 당국은 전에도 있던 일이라며 필요한 대응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5일 “23일 새로 배치된 북한 장사정포들을 정찰감시 수단으로 파악했지만 북한군이 예전에도 같은 곳에서 비슷한 행동을 자주 한 적이 있어 북한이 공격하리라고 판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군은 23일 오후 2시34분께 이 장사정포들로 연평도를 실제 포격했다.
사거리 20㎞인 방사포는 여러개의 로켓발사대를 묶어 로켓 12발이나 22발을 한꺼번에 발사하는 무기로 한국군은 다연장로켓이라 부른다. 북한은 장산곶과 옹진반도, 기린도, 월래도 등 황해도 쪽 동굴진지에 해안포를 집중 배치해 놓고 있다.
더구나 지난 23일 오후 북한 해안포의 1차 공격에 맞선 연평대 해병대의 초기 대응사격 때 K-9 자주포 6문 가운데 3문이 고장났다고 군 당국이 25일 확인했다. 군 당국은 23일 저녁엔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 6문이 북한 해안포를 향해 대응사격을 했다고 발표했고, 김태영 국방장관은 24일엔 국회 국방위에서 K-9 2문이 북한군 포격 등으로 고장났다고 밝힌 바 있다. 책임회피성 말바꾸기란 비판이 이는 까닭이다.
이와 함께 연평도를 공격한 북한군 포 전력이 정밀 타격 기술을 보유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밀 타격설이 확산된 것은 24일 연평도를 방문한 송영길 인천시장이 “주민들 진술에 의하면 10여년 전 구보안대 건물이었다가 지금 연평마트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이 지금도 보안대 건물로 인식돼 (북한군이) 정밀 조준 포격한 것으로 보인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면서부터다.
주변 시설물에 피해를 주지 않고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은 현행 무기체계에선 위성항법장치와 연계된 정밀 유도무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연평도의 군 시설과 민간지역에 피해를 준 북한군 무기는 곡사화기인 120밀리 방사포로 알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연평도의 구릉을 넘겨 남쪽의 민간지역을 타격하려면 곡사화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곡사화기는 각도를 아무리 정확히 계산해 쏘더라도 기상조건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포탄의 상당수가 바다에 떨어진 것도 이런 한계를 반영한 것이란 설명이다.
권혁철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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