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지난 23일 오후 해병대 연평부대 케이9(K-9) 진지에 포탄이 터져 화염이 피어오르고 있는 가운데 해병대원이 대응사격을 준비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 정밀타격 능력?
포탄 많이 퍼부어 일부 들어맞은 것
포탄 많이 퍼부어 일부 들어맞은 것
연평도를 공격한 북한군 포 전력이 정밀 타격 기술을 보유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밀 타격설이 확산된 것은 24일 연평도를 방문한 송영길 인천시장이 “주민들 진술에 의하면 10여년 전 구 보안대 건물이었다가 지금 연평마트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이 지금도 보안대 건물로 인식돼 (북한군이) 정밀 조준 포격한 것으로 보인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면서부터다. 송 시장의 글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등에는 “북한의 포부대가 이 정도의 정밀 타격 능력을 갖췄다면 서해의 우리 군 전력도 상응한 첨단체계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다.
하지만 군 당국의 설명이나 포병 출신 예비역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밀 타격설은 현재로선 정황에 기댄 예단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은 현행 무기체계에선 위성항법장치와 연계된 정밀 유도무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연평도의 군 시설과 민간지역에 피해를 준 북한군 무기는 곡사화기인 재래식 무기인 120㎜방사포로 알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연평도의 구릉을 넘겨 남쪽의 민간지역을 타격하려면 곡사화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곡사화기는 각도를 아무리 정확히 계산해 쏘더라도 기상조건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 군 자주포의 일부가 북한군 포격으로 무력화된 것에 대해서도 군 당국은 정밀 타격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좌표가 노출된 우리 쪽 진지를 향해 다량의 포탄을 일시에 퍼붓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또 북한이 연평도에 고열과 고압으로 인명을 살상하고 콘크리트를 파괴하는 특수폭탄을 발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연평도에서 불발탄들을 걷어 정밀 분석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기존 폭탄과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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