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연일 신중한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5일 라디오연설에서 “여러 선진국의 재난사례를 볼 때도 이런 큰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은 속도보다는 정확성이 더 중요하다”며 “고통스럽지만 인내심을 갖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제사회’를 여러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는 지금 대한민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이며 6자회담의 당사국이기도 하다”며 “우리 국민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제대로 원인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원인 규명을 위해) 미국 쪽에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일 김태영 국방장관이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기뢰보다 어뢰 가능성이 좀더 실질적”이라고 답변한 직후 ‘수위 조절’을 당부하는 쪽지를 청와대에서 김 장관에게 보낸 사실이 5일 밝혀졌다. 쪽지에는 “장관님, VIP(대통령)께서 답변이 어뢰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 감을 느꼈다고 한다. 안 보인 북한 잠수정 2척과 이번 사태와의 연관성에 대해 어느 쪽도 치우치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시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방비서관이 텔레비전으로 모니터링을 하다가 김 장관 쪽에 의견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나, 대통령을 언급한 적이 없는데 받아들이는 쪽에서 ‘대통령 말씀’이라고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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