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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툭하면 거짓말…불신 키우는 군

등록 2010-04-05 10:50수정 2010-04-05 14:27

항로·부표 연결·TOD 촬영 잇따라 말바꾸기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의 침몰 사고 직후 해군과 국방부가 밝힌 중요한 사실들 가운데 상당수가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단순한 실수도 있지만 의도적 왜곡·은폐가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부분도 많아, 군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국방부에서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인 ‘천안함의 항로’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사고 발생 직후 항로 문제가 불거졌을 때 군은 “(천안함 침몰 해역은) 그동안에도 15번 이상 초계함이 오간 작전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일 국방부가 낸 ‘천안함 침몰 관련 국방부 입장’에는 “북한의 새로운 공격 형태에 대응하여 경비작전 시 지형적 이점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다시 2일 국회에서 “풍랑이 심해 (섬 근처에서) 풍랑을 적게 받기 위해 피항했다. 작전구역 약간 바깥에서 작전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가 작전구역을 벗어났음을 처음 인정한 것이다.

실종자 대부분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천안함 함미(배꼬리)를 누가 발견했냐는 문제를 두고도 말이 바뀌었다. 군은 발견 당시 소나(음파탐지기)를 갖고 있는 해군의 기뢰탐지함(옹진함)이 함미를 찾은 것처럼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함미를 처음 찾은 해덕호 선장 등의 언론 인터뷰가 이어지자 “민간 어선(해덕호)으로부터 통보를 받아 옹진함이 최종 확인했다”고 바꿔 설명했다.

천안함의 함수(뱃머리)에 설치했다던 부표(부이)와 관련해서도 처음엔 “설치했지만 빠른 해류에 끊어졌다”고 밝혔으나, 의혹이 제기되자 “뱃머리에 접근할 수 없어 해경에 부이 연결을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국방부 브리핑 때 중요한 사실을 어물쩍 넘기려다 불신을 자초하는 일도 있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사고 해역을 찍은 해병대의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을 공개하며 “쾅 하는 소리가 난 뒤 촬영이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해당 영상이 편집을 거치지 않은 완전본인 것처럼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튿날 ‘40분 정도의 영상을 1분20초로 편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추가로 영상을 공개해야 했다. 더욱이 이 장비를 다뤄본 군 전역자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이 장치는 사각지대가 없도록 촘촘히 배치돼 있기 때문에 더 선명한 다른 촬영 영상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사고 당일 백령도 어민들이 들었던 거대한 포격음에 대해서도 군은 처음에 “사고 해역의 구조 활동을 위한 조명탄과 속초함의 경고사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론 등에서 속초함이 왜 경고사격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자, 그제야 북으로 도주하는 미확인 물체에 대한 ‘격파사격’이었다고 정정했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합참) 정보작전처장은 “군에서는 경고사격을 한 뒤 격파사격을 진행한다. 이는 다른 상황이 아니라 하나의 단계로 이어지는 절차”라는 애매한 설명을 내놨다.

평택/홍석재,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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