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보고서…이란에 기술이전 가능성
한국·일본, 미사일방어체제에 사실상 참여
한국·일본, 미사일방어체제에 사실상 참여
미국 국방부는 북한이 앞으로 10년 안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국방부는 1일(현지시각) 공개한 ‘탄도미사일방어 검토보고서’(BMDR)를 통해 “북한이 지난 2006년과 2009년 대포동 2호 미사일 실험발사에 실패했지만, 조만간 대포동 2호 실험발사에 성공할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주장하는 소규모 통신위성 발사가 실패했지만,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많은 기술을 실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협력프로그램을 진행중”이라며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완성할 경우 이란으로 해당 기술과 시스템을 이전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핵 야망과 함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은 특별한 우려 대상”이라면서 미사일방어(MD) 계획의 주된 목적이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의 소규모 장거리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 본토와 우방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올해 처음 작성됐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미사일방어에 대한 정책과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사일방어 체제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은 한국을 일본과 더불어 중요한 참여국(partner)으로 호칭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미사일방어 체제에 사실상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한국이 육상과 해상시스템, 조기경보체제와 지휘통제체제를 포함한 미사일방어 체제 획득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한미간에 한국의 미사일방어 소요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협의 소요가 결정되는대로 미국은 한국의 대북 미사일방어능력 강화에 협력할 용의가 있으며, 한미간 작전 조정과 미사일방어 협력의 진전된 조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또 동북아에 기존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과 엑스밴드 레이더 외에 조만간 고공권역 방위미사일(THAAAD)을 배치하고, 2015년까지 성능을 개량한 에스엠-3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이스지함의 해상 요격체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미사일방어 체제가 러시아와 중국과의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중·러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양안간 힘의 균형이 점점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패트리엇 미사일 등 미국의 대만 첨단무기 판매 논리를 합리화하고 있다. 또 폴란드, 체코에 배치하려다 후퇴한 유럽 미사일방어 계획은 단계별 접근으로 우회 추진할 것임을 밝혀 포기한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미 국방부는 1일 미사일방어 보고서와 함께 미국의 중단기 총체적인 군사전략을 밝힌 ‘4개년 국방검토보고서’(QDR)를 발표했고, 핵태세보고서(NPR)와 우주태세보고서(SPR)을 각각 3월과 6월 발표할 예정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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