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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이산가족 ‘벅찬 기대’

등록 2009-08-17 19:54수정 2009-08-17 23:45

[숨통 튼 남북관계]
끊긴 연락체계 복구 우선
‘올 추석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합의 소식이 전해진 17일, 북쪽에 부모·형제들을 두고 온 남쪽의 이산가족들은 벅찬 기대를 주체하지 못했다.

평북 태천군이 고향인 백연근(75)씨는 “얼마나 좋은 소식입니까. 올 추석뿐 아니라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계속되어야 합니다”라며 반겼다. 백씨는 한국전쟁 때 부모, 동생 둘과 헤어진 지 60년이 다 되어 간다.

지난 2000년부터 남북 적십자사를 통한 이산가족 상봉이 본격화된 뒤로 방송에서 상봉 모습이 나올 때면 백씨의 가슴은 먹먹했다. 백씨는 이날도 “그 방송 나오면 울다가 시간 다 보냈죠. ‘나는 왜 해당이 안 되나’ 그러면서…”라며 말을 맺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이산가족한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정부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껏 이산가족 상봉은 모두 16차례 이뤄져 1만6690명의 이산가족이 만났으나, 2007년 11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한국전쟁 직전 월북한 큰오빠의 생사조차 아직 모르는 장광례(68)씨도 이번 소식을 반겼다. 장씨는 “매년 오라버니 생일 때면 어머니가 ‘살았으면 생일상이고 죽었으면 제사상’이라며 상을 차리셨다”며 30여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과 관계자는 “최근 거의 없던 이산가족 상봉 관련 문의전화가 오늘 40~50통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금강산과 인접한 최북단인 강원 고성군 명파리의 이재윤 반장은 “이산가족 상봉이 추진됨에 따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공사도 재개돼 이곳을 오가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지역 경제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여 모두가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남북 당국이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기로 최종 합의하면 상봉 시기,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여는 것이 순리”라며 “북한 쪽 조선적십자사와 끊어진 연락체계를 복구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권오성, 고성/차한필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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