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병사들이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기념해 25일 평양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평양/신화 연합
[북 ‘유엔제재’ 강력 맞대응] 미국 대응 방안은
북한의 사용후 연료봉 재처리라는 ‘예고된 강수’에 대해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며 대응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북한의 연료봉 재처리 시작 발표가 나온 뒤 “북한이 자신들이 맡은 의무로 되돌아오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면서도 “북한과 한반도 비핵화 의무와 관련한 대화를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가 계속 반복하는 6자회담 재개 요구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에 따라 제재를 받을 북한 기업의 명단을 각각 11곳과 14곳씩 제출하자고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이미 미·일 두 나라의 제재를 받고 있는 3곳을 선정하는 데 그쳤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압박 지렛대가 여의치 않은 셈이다.
이런 점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등 북-미 직접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여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머잖아 한국과 중국,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고, 이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방북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방북은 불법입국 혐의로 북한에서 기소된 미국인 기자들의 석방 노력이라는 명분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북-미간 교착 국면은 여기자 석방 이상의 ‘새판 짜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미 고위급 대화가 쉽게 이뤄질 것으로 예단하기도 힘들다. 북-미 관계는 대화를 통한 신뢰 회복이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려 있다.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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