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보도…당조직지도부, 통지문서 사상교육 명령
북한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는 지난해 12월1일 일부 당 간부들에게 김정일(67) 국방위원장의 후계는 세습으로 정해졌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내부 통지문을 돌려 사상교육을 명령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베이징발로 복수의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각 조직의 인사와 권력권을 장악한 당 조직지도부는 구체적인 후계자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20일자로 조선인민군의 중추기관인 군 총정치국도 같은 내용의 통지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장남인 정남, 차남인 정철, 삼남인 정운씨 중 한명이 후계자가 될 것임을 표시한 당 조직지도부 내부 통지문은 미국 국무성 고위관리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통지문은 “(김 위원장의) 후임에 김정일 일가의 사람이 된다는 사상교육을 내부에서 확실히 수행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기술돼 상층부에게만 배포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북한 소식통은 “어떤 아들을 후계자로 삼을지가 문제가 아니라 세습 지속여부를 둘러싸고 당과 군의 내부에서 대립이 나오기 시작해 통지문을 돌려 김 위원장의 의중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식통은 후계자 문제는 “3명 모두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아직 백지에 가까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에 후계자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차남과 삼남이 20대로 젊어서 후계자 결정은 아직 시기상조다. 10년 뒤 다시 검토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소식통은 “세습을 지시하면서도 후계자의 이름을 지명하지 못한 것은 (권력중추가) 이미 위원장 한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합의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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