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국방 “북 미사일 발사땐 요격 준비” 힐러리 국무 “변함없이 6자회담 추진할것”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수장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경고하며 6자 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다음주 한국·중국·일본·인도네시아 방문을 앞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동북아 지역 안정과 평화, 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의 전조가 아니길 기대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에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요격을 위한 준비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미국 국방부 관리는 “북한을 감시할 수 있는 위치로 태평양 해군 전함을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로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설비를 추가로 실어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들 설비 이동 등 준비 속도에 비춰 볼 때 이르면 한달 이내에 추진체에 연료를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변함없이 6자 회담을 추진할 의향이 있고, 북한을 비핵화하고 핵확산 활동을 중단토록 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6자 회담이 재개되면 북한 정부와 주민들은 기회들을 갖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수주, 수개월 안에 그런 일을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클린턴 장관의 동북아 방문에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은 11일 회담을 열고 아프가니스탄 재건 사업 및 소말리아 해적 퇴치 등 국제 문제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앞으로 금융위기와 기후변화, 환경 문제, 비확산, 대테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최근 의도적 긴장 조성 행위를 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양국은 또 1987년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씨와 납북돼 김씨한테 일본어를 가르쳤던 다구치 야에코 가족이 이달 안에 한국에서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장관은 “머잖아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구체 사항은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재건사업과 관련해 양국은 직업훈련 교관 양성 등 세 가지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실무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이제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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