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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북대치 ‘불똥’ 재일동포 편가르기

등록 2008-11-26 19:19

민단, 한국국적 변경자 총련활동 조사 지시
총련 “국정원서 지시 총련 와해 위협” 반발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한 대립이 심화되면서 재일동포 단체 사이에서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가 지난달 중순 각 지방본부와 중앙 산하단체에 업무연락을 내려보내 ‘조선국적’에서 ‘한국국적’으로 변경한 사람 중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 활동을 계속하는 사람들을 조사해 12월10일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총련은 26일치 기관지인 <조선신보> 1면 기사를 통해 “민단 관계자들이 전하는 얘기에 따르면 이번 신변조사는 남조선 국정원이 지시한 것으로, 민단 중앙을 앞잡이로 내세워 감행하고 있는 민족분열 책동”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한때 재일동포 구성원의 90% 가량을 차지했던 ‘조선적’(대부분 총련계)은 남쪽의 민주정부 출범과 북한의 쇠퇴로 현재 10만여명으로 줄어들어 전체 재일동포의 20% 이하이다. 총련조직 활동자는 현재 10만명 이하의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한국적을 가진 채 그대로 총련활동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련의 한 간부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한국 국적으로 변경한 사람 중에서 총련의 민족학교에 재정지원하거나 총련조직 활동에 직접 참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배제할 경우 총련이 존재하기 힘들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신변조사는 총련조직 자체를 와해시키기 위한 도전으로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단의 고위 간부는 “앞으로 한국의 투표권도 행사하게 되는 한국국적 재일동포가 총련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방조직의 건의도 있어서 실태파악 차원에서 조직국장 명의의 업무연락을 보낸 것일 뿐 국정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간부는 “이렇게까지 총련이 심각하게 반응할 줄 몰랐다”면서 “그렇지만 총련의 반응과 상관없이 실태파악 작업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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