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시민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양각도 거리에서 출근하고 있다. 평양/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한돌 앞둔 평양 표정
“10·4선언 이후 북남관계는 최절정이었다. 북남관계에서 6·15선언과 10·4선언 실천 의지만 있으면 누구도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
북쪽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양철식 사무소장은 29일 평양에서 열린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방북단 환송 만찬에서 “10·4선언에는 온겨레의 지향과 의지가 담겨 있다”며 한돌을 앞둔 10·4선언의 의미를 강조했다.
27일부터 나흘동안 평양 어린이빵공장 지원 현장 확인 등을 위해 북녘을 방문한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방북단은 이처럼 6·15와 10·4 선언의 실천을 강조하는 북쪽 관계자의 목소리를 쉽게 만났다.
양 사무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뒤 교착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남쪽 정부가 6·15선언과 10·4선언 계승·이행 방침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민화협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남쪽 대통령 선거 뒤 석달 넘게 지켜보며 이명박 정부가 북남관계를 정리할 시간을 줬다”며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가 끝내 10·4선언을 무시하면서 북남관계가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북쪽 관계자들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남쪽 언론의 보도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들은 “남쪽 기자들이 직접 보고 듣지도 않은 기사를 마구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기간 내내 평양 거리는 평온하고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27일 오후 평양 모란봉 근처에는 주말을 즐기기 위해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여럿 눈에 띄었고 다음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대동강에는 낚시꾼들이 몰려들었다. 북쪽이 국가적 중대 행사가 있거나 정세가 긴장되면 주민을 통제했던 사례에 비춰볼 때 평양에서 긴박한 분위기는 읽을 수 없었다.
평양/글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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