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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시장성 밝으나 가격경쟁력 의문

등록 2007-10-07 19:54수정 2007-10-08 00:04

‘백두산 직항로 관광’ 뜰까
기반시설 없어 ‘중국 경유’보다 비싸
현대아산 독점권 여부도 선결돼야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백두산으로 가는 직항로가 뚫리게 됨에 따라 백두산 관광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행업계는 직항로 개설을 환영하면서도, 아직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백두산은 정상의 천지를 비롯해, 삼지연·내곡온천·리명수폭포·천군바위·보천보 등 다양한 볼거리와 잘 보존된 생태계, 수려한 경관을 갖춘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중국 땅을 밟지 않고 오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백두산 인근에 아직 호텔과 식당, 편의·위락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완성되어 있지 않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현재 백두산 관광객 규모는 연간 10만여명. 지난해 금강산 관광객 24만명의 40%에 이른다. 현재 백두산 관광 상품은 중국 관광을 포함하는 패키지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조규식 한국일반여행업협회 기획홍보실장은 “백두산 직항로 관광이 성공하려면 기존 상품과의 차별성, 가격 경쟁력, 현지 관광 여건과 사회 분위기 등 여러 전제 조건들이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여행사들의 중국 경유 백두산 관광 4박5일 코스의 가격은 60만∼110만원대이다. 여행업계는 백두산 직항로 관광 상품은 3박4일짜리의 경우 기존 상품의 반값은 돼야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관광 인프라 투자에 드는 비용이 가격에 반영될 경우 비용 절감 효과가 떨어진다.

하나투어의 배성효 이사는 “백두산 직항로 개설이 호재인 것은 사실이나 정식 수교국인 중국과 달리 북한은 현행 여행 약관상 ‘특수지’로 분류될 만큼 변수가 많아 단기간에 활성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백두산 관광이 한반도 정세에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현대아산이 백두산 관광 독점권을 주장할 경우 다른 여행사들이 반발하거나 중국 경유 상품의 가격 인하로 맞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평양·개성·금강산 등 북한의 다른 관광지들과 연계한 백두산 패키지 관광 상품을 개발하면 사업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북한 관광 자원의 효율적 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북한이 백두산과 평양을 묶어 관광을 개방하면(3박4일 기준)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이 1조3247억∼1조9788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그만큼 관광 유발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이는 2004년 북한의 국내총소득(GNI) 19조3232억의 10분의 1에 이르는 액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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