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프레스센터에서 ‘2007남북정상회담’을 취재 중인 내·외신 기자들이 4일 오후 남북 정상의 합의문 서명과 발표를 생중계하는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10·4 공동선언 북한·외신 반응]각국 정부 및 언론 시각
미 언론 “평화조약 등 체결하려면 미·중 동의 필요”
일 신문 ‘종전 및 평화선언’ 보도에 납치 문제 지적 이번 공동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예상보다 남북관계의 진전 속도가 빠른 데 대한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4일 10·4 공동선언과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이 우선이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합의에 대한 의례적 환영 표시도 하지 않은 채 “한국전쟁을 공식 종료하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자국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한 협정을 준수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정상은 폭넓은 선언문에 서명했으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보다는 2000년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공고히 다졌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선언이 이행 시한, 합의 이행 여부에 따른 보상이나 제재 등을 빠뜨린 막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평화조약 등을 체결하려면 미국과 중국의 동의가 필요한데,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끝내기 전까지는 이런 조약 체결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정상회담 기간 발표된 6자 회담 합의문에 대해서도,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조지 부시 행정부가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지지하지만 대규모 대북 지원이나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가능하다는 것이 미국의 일관된 견해라는 점을 고려할 때 3∼4개 당사국 정상회의 개최 등은 미국의 귀에 거슬리는 부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의사회 의장은 이번 선언이 이전에 발표된 어떤 성명보다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환영할 만한 진전”이라며 반겼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에 긴장관계가 없어지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며 “남북 사이에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경절 연휴를 보내고 있는 중국은 관례대로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으나, 관영 매체를 통해 이번 선언을 크게 보도함으로써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리둔추 국무원 산하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이번 선언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이 촉진될 것”이며 “특히 나선직할시가 가장 먼저 개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 신문은 4일 석간에서 남북 정상회담 선언문에 대해 1면 머리기사로 크게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회담 시간이 4시간3분으로 7년 전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새로운 공동성명에 서명할 수 있었던 것은 그사이 남북이 쌓아올린 교류의 두터움을 얘기하고 있다”고 적극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핵문제 진전을 순풍으로 삼아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이 주도권을 행사할 의사를 분명히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는 이번 선언에 대해 “동서 냉전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 있는 경계선의 긴장이 마감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디벨트> 인터넷판은 “한국전쟁 이후 50여년 만에 남북이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엔티브이>(NTV)는 “평양과 서울이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며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경의선을 이용한 중국 올림픽 단일 응원단 참가 등 평화선언 내용을 언급하면서 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러시아 언론들은 선언 내용 중 남북한이 경제협력 사업을 확대·발전시키기로 한 점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워싱턴 도쿄 베이징/류재훈 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연합뉴스 aip209@hani.co.kr
일 신문 ‘종전 및 평화선언’ 보도에 납치 문제 지적 이번 공동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예상보다 남북관계의 진전 속도가 빠른 데 대한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4일 10·4 공동선언과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이 우선이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합의에 대한 의례적 환영 표시도 하지 않은 채 “한국전쟁을 공식 종료하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자국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한 협정을 준수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정상은 폭넓은 선언문에 서명했으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보다는 2000년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공고히 다졌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선언이 이행 시한, 합의 이행 여부에 따른 보상이나 제재 등을 빠뜨린 막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평화조약 등을 체결하려면 미국과 중국의 동의가 필요한데,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끝내기 전까지는 이런 조약 체결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정상회담 기간 발표된 6자 회담 합의문에 대해서도,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조지 부시 행정부가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회담 결과를 신속히 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은 BBC(위쪽)와 CNN 홈페이지.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는 이번 선언에 대해 “동서 냉전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 있는 경계선의 긴장이 마감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디벨트> 인터넷판은 “한국전쟁 이후 50여년 만에 남북이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엔티브이>(NTV)는 “평양과 서울이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며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경의선을 이용한 중국 올림픽 단일 응원단 참가 등 평화선언 내용을 언급하면서 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러시아 언론들은 선언 내용 중 남북한이 경제협력 사업을 확대·발전시키기로 한 점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워싱턴 도쿄 베이징/류재훈 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연합뉴스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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