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호원들이 2일 낮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이 끝난 뒤 노무현 대통령과 전용 차량을 에워싸며 경호하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노대통령 경호 어떻게
2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만나 손을 맞잡는 순간, 남과 북의 배지를 단 경호원들이 두 정상의 움직임을 따라 민첩하게 움직였다. 그 엄중한 순간에 양쪽 경호원들은 마치 오래된 파트너나 된 것처럼 호흡을 맞춰 빈틈없는 경호를 펼쳤다.
노 대통령의 2박3일 방북 기간 동안 남과 북은 경호를 함께 맡는다. 노 대통령의 최근접 경호는 청와대에서 맡지만, 북한 호위총국을 비롯한 군·공안·정보기관이 2차 경호를 책임진다. 정상회담 때 경호는 초청국이 책임지는 게 국제 관례이다. 그러나 북한은 노 대통령에 대한 철통 경호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남쪽이 근접경호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노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무개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이동하는 동안 남쪽 수행단과 경호원은 별도 차량에 올라 경호를 펼쳤다. 노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이동하는 동안에는 주변 남쪽 경호원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북한은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부터 모든 길목에 인민무력부 병력을 배치해 일반인의 통행을 제한했다. 이를 위해 정상회담 상무조(태스크포스)의 지휘 아래 황해남·북도에 주둔하는 군부대 산하 보위부, 이 지역의 국가안전보위국, 인민보안국 관계자들을 모두 동원해 주변 일대를 수색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도 환영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에 대한 조사작업도 철저히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하는 ‘1호 행사’를 대비해, 며칠 전부터 참석자 명단을 확정하고 행사 당일 4~5시간 전에 2회 이상 개개인에 대한 공민등록증(주민등록증) 대조를 거쳐 행사장에 들어가게 한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는 어떤 이유에서든 이동이 금지된다. 일단 행사장에 들어간 뒤에는 물이나 음식물을 먹을 수 없는 것은 물론 화장실에도 다녀올 수 없다.
이정애 기자, 연합뉴스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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