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재는 연장 방침
후쿠다 야스오 신임 일본 총리는 1일 취임 뒤 첫 국회연설에서 전임 아베 신조 정부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후쿠다 총리는 “하루라도 빨리 납치 피해자의 귀국을 실현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일-조 국교정상화를 달성하는 데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납치 문제와 북한이 요구하는 과거사 청산의 포괄적 해결 방침을 밝혔다. 그는 또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의 해결은 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불가결하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 등의 장을 통해 국제사회와 연대를 한층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아베 정부와 달리 납치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북핵 협상에 제동을 걸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미-일 동맹의 강화와 함께 “모든 아시아 국가에서 안정과 성장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아시아 외교를 추진하겠다”며 아시아 중시 외교를 강조했다.
그러나 후쿠다 정부는 10월13일 기한이 끝나는 대북 경제제재(모든 북한국적 선박의 입항금지, 북한산 수입금지 등)를 연장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선 일본내 반북 여론을 의식해 대북정책 전환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는 “이번 경제제재 연장은 일-조 국교정상화 회담을 열어 협상을 하자는 취지의 정치적 줄다리기라고 본다”며 “큰 흐름에서는 일본정부의 대북 정책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재 연장의 발표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 일본 정부안에서도 나오고 있다. 30일 6자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되고,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를 언급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런 발표가 나온 데 대해, 6자회담 일본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타이밍이 너무 나쁘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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