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내달 4일 돌아오는 길에 단독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2∼4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뒤 돌아오는 길에 개성공단을 방문한다고 21일 청와대가 발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내달 4일 대통령 내외와 공식 수행원이 남쪽 단독 행사로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됐다”며 “그러나 북쪽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알려 왔다”고 말했다.
육로를 통해 차량으로 방북하게 될 노 대통령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는다고 천 대변인은 밝혔다. 천 대변인은 “북쪽의 여러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저희가 어떻다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김 위원장이 영접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북쪽과 남쪽 주최로 두 차례 열리게 될 만찬에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할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노 대통령은 2일 김영남 위원장과 환담할 예정이며,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일정은 양쪽이 계속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 여부와 관련해 천 대변인은 “선발대 방북 기간에 북쪽이 전체 일정 가운데 하나로 검토해줄 것을 제의해 왔고, 선발대가 직접 보고 오려 했는데 비 때문에 보지 못했다”며 “곧 정상회담 추진위를 통해 대통령의 관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8일부터 정상회담 선발대 단장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21일 남쪽으로 돌아온 이관세 통일부 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회담 기간 중에 북쪽 휴대전화 30대를 대여받아 평양 시내에서 사용하도록 합의했다”며 “백화원초대소·고려호텔 및 각종 참관지에서 진행 요원들이 편리하게 연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쪽의 당국 및 민간 방북을 통틀어 북쪽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쪽은 남쪽의 이동통신 방식과는 다른, 유럽방식(GSM)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이 차관은 또 “(공식 수행원과 특별 수행원의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와 보통강호텔에서 남쪽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남북이 합의했다”며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도 기자단이 남쪽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를 위해 수신기를 가져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에 성경륭 신임 정책실장을 선정했다.
이재명 이용인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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