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수재민에게 희망을
북-일 관계정상화 진전없자
일, 대북 수해지원 돌연 취소
성금 모아 의약품 전달할 것 “일본에서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는 단체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이를 통해 조-일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제제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지난 주부터 대북 수해지원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국제볼런티어센터(JVC)의 ‘코리아 담당’ 데라니시 스미코(30·사진)는 납치 문제로 대북 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일본에서 3년 만에 대북 인도지원을 재개한 까닭을 이렇게 설명했다. 데라니시는 “간접적 대북 수해지원을 위해 국제적십자연맹에 돈을 내겠다는 일본적십자사에 비난 전화가 쇄도하고, 일본 언론은 북한의 수해 상황을 거의 보도하지 않아 솔직히 수해지원 활동이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5~6일 몽골에서 열린 제2차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그룹회의가 별다른 진전없이 끝난 뒤, 일본 정부는 대북 수해지원 계획을 돌연 취소하는 등 일본에서 대북 감정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일본국제볼런티어센터는 불교국제협력네트워크, 지구의 나무와 함께 만든 대북지원 단체 ‘코리아 어린이캠페인’을 중심으로 10월 중순까지 300만엔을 모금할 계획이다. 이 돈으로 의약품을 구입해 북한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코리아 어린이캠페인 사무국장 쓰쓰이 유키코 등 지원단체 대표들은 이미 8월 중순 평양을 방문해 조선적십자회 등으로부터 수해 상황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국민 감정을 고려해 공개적으로 모금활동을 펴기보다는 과거 비슷한 활동에 참가한 적이 있는 100여명에게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데라니시는 말했다. 코리아 어린이캠페인은 지난 1996년 북한의 홍수 피해 때 처음으로 강원도에 쌀을 보냈다. 대북 여론 악화로 2004년 중단될 때까지 대북 인도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또 2001년부터는 ‘남북 어린이와 일본 어린이 마당’이라는 그림 전시회를 남북한과 일본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북한이 무섭다’는 보도가 많은데 실제 가보니까 어린이들의 맑은 모습과 선생님들의 친절한 태도에 친근감을 느꼈다. 일본에서는 아무래도 ‘북한은 어려운 나라’라는 생각이 많지만, 일본 사람으로서 미래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라니시는 2000년 도쿄에서 개최된 북한 인도지원 국제회의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대북지원 활동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5번이나 북한을 방문했다. 1998년 한국에 1년간 유학한 경험이 있는 그는 유창한 한국어를 바탕으로 남북한과 일본의 소통을 위해 애쓰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일, 대북 수해지원 돌연 취소
성금 모아 의약품 전달할 것 “일본에서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는 단체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이를 통해 조-일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제제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지난 주부터 대북 수해지원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국제볼런티어센터(JVC)의 ‘코리아 담당’ 데라니시 스미코(30·사진)는 납치 문제로 대북 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일본에서 3년 만에 대북 인도지원을 재개한 까닭을 이렇게 설명했다. 데라니시는 “간접적 대북 수해지원을 위해 국제적십자연맹에 돈을 내겠다는 일본적십자사에 비난 전화가 쇄도하고, 일본 언론은 북한의 수해 상황을 거의 보도하지 않아 솔직히 수해지원 활동이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5~6일 몽골에서 열린 제2차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그룹회의가 별다른 진전없이 끝난 뒤, 일본 정부는 대북 수해지원 계획을 돌연 취소하는 등 일본에서 대북 감정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일본국제볼런티어센터는 불교국제협력네트워크, 지구의 나무와 함께 만든 대북지원 단체 ‘코리아 어린이캠페인’을 중심으로 10월 중순까지 300만엔을 모금할 계획이다. 이 돈으로 의약품을 구입해 북한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코리아 어린이캠페인 사무국장 쓰쓰이 유키코 등 지원단체 대표들은 이미 8월 중순 평양을 방문해 조선적십자회 등으로부터 수해 상황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국민 감정을 고려해 공개적으로 모금활동을 펴기보다는 과거 비슷한 활동에 참가한 적이 있는 100여명에게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데라니시는 말했다. 코리아 어린이캠페인은 지난 1996년 북한의 홍수 피해 때 처음으로 강원도에 쌀을 보냈다. 대북 여론 악화로 2004년 중단될 때까지 대북 인도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또 2001년부터는 ‘남북 어린이와 일본 어린이 마당’이라는 그림 전시회를 남북한과 일본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북한이 무섭다’는 보도가 많은데 실제 가보니까 어린이들의 맑은 모습과 선생님들의 친절한 태도에 친근감을 느꼈다. 일본에서는 아무래도 ‘북한은 어려운 나라’라는 생각이 많지만, 일본 사람으로서 미래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라니시는 2000년 도쿄에서 개최된 북한 인도지원 국제회의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대북지원 활동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5번이나 북한을 방문했다. 1998년 한국에 1년간 유학한 경험이 있는 그는 유창한 한국어를 바탕으로 남북한과 일본의 소통을 위해 애쓰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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