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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대추나무에 ‘평화열매’ 열리겠네

등록 2007-04-06 20:15수정 2007-04-06 22:34

6일 오전 북한 개성시 봉동지구에서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본부’ 회원들이 나무 한그루 없는 빈 들판에 나무를 심고 있다.
6일 오전 북한 개성시 봉동지구에서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본부’ 회원들이 나무 한그루 없는 빈 들판에 나무를 심고 있다.
연탄나눔 운동본부, 개성서 나무심기

‘푹’, ‘푹’. 여기저기서 삽 뜨는 소리가 요란하다. 30여㎝ 깊이의 흙구덩이에 어린 대추나무 뿌리를 넣고 가지런히 폈다. 도로 흙을 덮은 뒤 마지막 의식을 치렀다. ‘박두철’. 나무 심은 이의 이름표를 가녀린 가지에 매달았다.

식목일 다음날인 6일 오전 북한 개성시 봉동지구 들판에선 남쪽에서 온 245명이 나무 심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본부’가 벌인 개성 식목 행사였다. 이날 대추나무 1500여 그루가 북한 땅에 자리를 잡았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한숨이 나온다. 개성 교외의 산과 들은 나무 한 그루 없이 온통 풀로만 덮여 있다. 북한이 오랫동안 에너지난을 겪으며 나무를 땔감으로 쓴 탓이다. 매년 계속될 큰 비바람을 저 산들이 어떻게 버텨낼지 걱정이다.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본부’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본부’
245명 민둥산에 1500그루 심어
3번 더 방문…올10만그루 목표
“남북 많은 사람들 교류했으면…”

연탄나눔 운동본부의 변형윤 이사장은 “나무는 하루아침에 크는 게 아니지만, 그래도 민둥산에 조금씩 나무를 심으면 언젠가는 푸르고 따뜻한 한반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북한 정부에서 나온 한 인사는 “요즘 개성엔 남한에서 나무 심으러 많이들 오십네다”라고 말했다. 4~5년 전부터 남쪽 사회단체들이 개성시와 손잡고 녹화 사업을 주도해 왔는데,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이틀 전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찾아왔고, 전날에도 남한 어린이 200여명이 나무를 심고 돌아갔다.

연탄나눔 운동본부는 2005~2006년 금강산과 개성에 나무 1만 그루를 직접 심고, 9만 그루를 북쪽에 전달했다. 원기준 사무총장은 “지난해 개성 진봉산에 심은 잣나무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연탄나눔 운동본부는 앞으로 세 차례 더 개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 목표는 대추나무와 잣나무 10만 그루를 개성과 금강산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이날 헐벗은 들판에 심은 나무들은 참가자들의 가슴에도 뿌리를 내렸다. 회사 동료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한재웅(54·한국도로공사 전기팀장)씨는 “그동안 북한에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무 심기든 뭐든 북한에 계속 접촉할 명분을 만들어 줘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교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성/글·사진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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