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폭탄테러로 희생된 고 윤장호 하사의 유해가 2일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에 안치됐다. 영정 앞에 인현무공훈장이 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장호 하사 빈소 표정…정부인사·정치인들 조문 잇따라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테러로 숨진 다산부대 윤장호(27) 하사의 주검이 사건 발생 사흘 만인 2일 아침 7시15분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공항엔 봄비가 내렸다.
윤 하사의 주검을 싣고 온 전세기에는 이라크 에르빌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교대 병력에 바통을 넘긴 300여명의 자이툰부대 장병이 함께 타고 왔다. 박흥렬 육군참모총장과 윤 하사 소속 부대인 특전사 장병 100여명이 도열해, 안타깝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 윤 하사의 주검을 맞이했다.
태극기로 덮인 주검은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운구됐다. 이곳에 마련된 빈소에서 윤 하사의 부모인 윤희철(65)·이창희(59)씨 부부는 아들을 잃은 슬픔과 왕복 20여시간의 비행 탓에 충혈된 눈과 침통한 표정 속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한명숙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정치인들이 잇따라 조문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도 빈소를 찾아, 미국 정부가 연합작전 수행 중 순직한 외국 군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인 동성무공훈장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2005년 7월부터 1년여 동안 윤 하사와 특전사에서 군생활을 함께 한 엄선호(20) 병장은 “윤 하사는 후임병들이 힘들어할 때 토닥여 주고, 모범이 되는 사람이었다”며 “지난해 11∼12월 사이에 전화가 왔지만 바빠서 짧게 끊었는데 너무 미안하고 보고 싶다. 술 한잔 하자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윤 하사의 어머니 이씨는 엄 병장의 손을 꼭 붙잡고 “내 아들 몫까지 잘 살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 윤씨는 군 관계자에게 “아들하고 오랫동안 함께 살지 못했는데 단 며칠이라도 더 보고 싶고 포옹하고 싶다”며 “마음의 상처가 가실 수 있게 장례식을 늦춰달라”고 호소했다. 군은 오는 5일께 윤 하사의 소속 부대인 특전사 부대장으로 영결식을 치른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을 유족들과 협의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연합뉴스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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