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만 불거질라” 서로 불편
로버트 조지프 미 국무부 군축·비확산 담당 차관(사진)은 네오콘으로 알려진 강경파다. 1기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 협상파를 견제해 왔던 존 볼턴 현 유엔 대사의 후임인 그는 백악관 국제안보 군축담당 국장 당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입안한 핵심 인물이다. 그가 한국에 오는 사실만으로도 PSI 참여를 둘러싼 한-미간의 이견이 부각되거나 미국의 참여 압력으로 비칠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그의 방문 자체가 한국 정부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포위전략에 대한 한국의 유보적 자세는 미국 안에서 부시 행정부의 정책실패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지프 차관이 일본, 중국을 방문한 뒤 한국을 찾지 않은 데 대한 외교통상부 당국자의 설명에는 그런 저간의 사정이 읽혀진다. 그는 “조지프 차관은 얼마 전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과 함께 와서 우리 쪽과 의논할 문제를 충분히 얘기했다. 이번에는 한국에 오겠다는 요청이 없었고 우리도 초청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현재 한국 안에서 첨예하게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라 그런 점이 감안됐는지도 모르겠다”고 부연 설명했다.
또 다른 외교부의 고위 관계자는 좀 다른 설명을 했다. 그는 “현재 조지프 차관의 주요 관심사는 북핵보다 이란 핵 문제이며, 이번에도 이란과 이해관계가 크게 걸려 있는 일본, 러시아와 주로 이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왜 조지프 차관이 중국은 방문하는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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