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관리 “합법·불법 분리할 수 없다” 밝혀
미국 재무부는 마카오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동결을 풀어주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비쳤다. 몰리 밀러와이즈 재무부 대변인은 2일 “우리는 BDA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그 은행이 계좌에 대한 법적 의무를 느슨히 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기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전했다. 미 정부의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이것은 모두 하나의 거대한 범죄”라며, 재무부가 작년에 동결한 BDA 내 북한 계좌들 가운데서 합법 거래와 연관된 것을 “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 제1기의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도 “내가 파악할 수 있는 한 미국의 양보란 없다”며 미국이 동결된 북한의 계좌 중 합법 거래와 관련한 계좌들의 동결도 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BDA가 북한의 위폐 제조, 가짜 담배와 마약 밀수 자금세탁 등을 위한 “자발적 손발” 구실을 하고 있다며, 이 은행에 예치된 북한의 금융자산 약 2400만 달러를 동결했다.
한편, 미국 의회조사국의 라파엘 펄 연구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최근 6개월 동안 북한의 달러 위조와 마약 밀매에 대한 증거나 적발 사례가 없다”며 이 부분에서 북한 정권의 불법행위가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가짜 담배 생산은 늘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입도 계속 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눈총이 따가운 마약 밀매와 화폐 위조를 줄이고 가짜 담배 수출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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