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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비밀명령 ‘힐을 급파하라’

등록 2006-11-01 19:29수정 2006-11-01 19:33

북-중-미 합의 긴박했던 5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각)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으로부터 급전을 받았다. 중국이 31일 베이징에서 북한, 미국, 중국의 3자 회동을 주선할 테니,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올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전문에는 ‘회동의 목적은 6자 회담 재개 방안 논의’라고 써 있었다.

라이스 장관은 28일 힐 차관보에게 베이징 행을 지시했다. 힐 차관보는 당시 피지에서 열린 ‘퍼시픽 아일랜드 포럼’에 참석한 뒤 오스트레일리아로 가던 중이었다. 긴급연락을 받은 힐 차관보는 일정을 조정했다. 시드니에 도착해 예정된 행사를 치른 뒤, 다음날부터 잡혀 있던 캔버라 일정을 모조리 취소했다. 그리곤 30일 시드니에서 베이징 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베이징 미국대사관과 라이스 장관, 힐 차관보를 잇는 긴박한 연락은 미 국무부 안에서도 극비였다. 중국은 앞서 북한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초청장’을 발송했다. 힐 차관보의 베이징행 소식도 바로 알려줬다. 이 무렵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도 북-중-미 사이에 오가는 비밀스런 동향을 감지했다.

30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한 힐 차관보는 바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거사’를 논의했다. 우 부부장은 회동의 진행방식을 설명하며, 북-미 양자대화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회담 장소는 그간 6자 회담이 열렸던 조어대 국빈관으로 정해졌다. 힐 차관보는 우 부부장과 협의를 마친 뒤 숙소인 국제구락부에서 참모들과 협의에 들어갔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31일 오전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하면서 드디어 판이 벌어졌다. 오전 10시 조어대에서 먼저 북-중이 만났다. 이어 장소를 옮겨 점심을 겸한 북-중-미 3자 회동이 열렸다. 그리고 다시 자리를 옮겨 북-미 협의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6자 회담 이후 첫 북-미 맞대면이었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때때로 따로 만나 선 채로 밀담을 나누기도 했다. 오후 5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북-중-미 협의를 끝으로 7시간여의 비밀회동은 끝났다.

중국은 오후 6시께 관련국들에 북-중-미가 6자 회담 재개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이어 7시께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공식 발표했다. 아프리카 48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중국-아프리카 포럼 개막을 앞두고, 중국-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담까지 치르고 있던 중국 외교부에 이날은 ‘가장 바쁘고 기쁜 날’이었다고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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