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에 억류된 북한 화물선 강남1호가 24일 홍콩 근해에 정박해 있다. 홍콩/AP 연합
홍콩 억류된 북 화물선 ‘강남 1호’ 선장
“우리 배는 누구에게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홍콩 당국에 억류된 북한 화물선 강남 1호의 선장은 23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기자에게 ‘결백’을 주장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그는, “우리는 정상적으로 항구에서 항구로 화물을 옮기고 있다. 유엔의 제재에 대해 들은 바 없고, 북한에서 핵실험을 했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주로 동남아시아 항구를 오가면서 화물을 수송한다”면서 “한동안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일을 계속 하지만, 이번엔 대만을 들러 남포로 귀항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선장의 책상에는 펩시콜라와 북한산 담배가 놓여 있었고, 일본제 텔레비전도 눈에 띄었다. 벽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그는 선원들에게 배의 화물칸과 갑판을 취재진에게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통로에는 북한의 발전을 칭송하는 선전 포스터가 벽을 따라 붙어 있었다. 문이 잠겨 있는 한 선실에는 ‘무선실. 출입금지’라는 영어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한 선원은 “근무조건이 좋고 음식도 충분하다”며 “생활은 오케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강남 1호의 홍콩 대행사인 토핑 엔터프라이즈 대변인은 “유엔 제재가 우리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오로지 일반 화물만 취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배가 억류돼 화물 인도가 늦어지면 선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는 그저 항구와 항구를 오가며 소규모 부정기 화물선을 운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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