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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탕자쉬안-김위원장 ‘절충점’ 찾았나

등록 2006-10-19 19:33

중 ‘특사외교’ 북 대화무대 끌어낼까
2차 핵실험 저지 마지막 카드 건넨듯
20일 라이스 방중…막후 중재안 윤곽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19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탕 특사는 김 위원장에게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한 핵실험 이후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탕 특사가 앞서 미국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만났던 점을 떠올리면, 중국을 매개로 북-미가 정상급 대화를 나눈 셈이다.

김 위원장이 탕 특사를 만나준 것은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중국의 특사 파견에 대한 북한의 호응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직후 평양을 방문한 후이량위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면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최근 공개활동을 재개한 점 등으로 미뤄 이번 사태 해결에 모종의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급파한 것은 중국의 상황인식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의 체면을 건 ‘마지막 중재’라는 분석까지 있을 정도다. 북한의 2차 핵실험이라는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고, 6자 회담 재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승부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탕 특사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종의 답을 북한에 제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돈다.

탕 특사는 우선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는 데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일종의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하고, 이를 넘어서지 말 것을 북한에 촉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으로 상황이 회복할 수 없는 지경까지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중국으로서도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내부적으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비해 강력한 채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한반도문제 전문가는 “최근 중국 쪽 전문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북한 내부를 움직일 수 있는 ‘즉효약’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들은 그것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북한이 견디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들은 즉각 부인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탕 특사의 방북은 20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한국과 일본을 거쳐 중국을 찾는 라이스 장관은 중국에도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베이징에서 북한을 뺀 한·미·일·중·러 5자 회담을 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으로선 6자 회담이라는 ‘외교성과’가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린 셈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 사태가 꼬일 때마다 특사 파견을 통해 돌파구를 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런 특사 외교가 성공할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추가 핵실험을 예고하는 북한의 목소리가 드세고, 이참에 대북 포위망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태도 또한 강경하다. 게다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북-중 관계도 전에 없이 차가워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탕 특사가 베이징으로 돌아오면서 북한까지 데리고 나왔는지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라이스 장관의 방중 기간에 나머지 조각들을 맞춰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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