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합의 깨지며 봉인 풀려…봉쇄정책 실패 반증
뉴욕타임스 보도
뉴욕타임스 보도
북한의 핵실험은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1기 때 영변 원자로에서 추출된 플루토늄으로 만든 핵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봉쇄 정책이 기술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변 원자로의 핵연료봉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제네바 합의로 봉인됐으나, 부시 행정부들어 이 합의가 깨지면서 플루토늄이 추출됐다.
미국 당국에서 대기관측 정찰기( WC-135)가 11일 채취한 대기 검삿감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9일 지하 핵실험은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의 폐연료봉에서 뽑아낸 플루토늄으로 만든 핵폭탄을 사용해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핵실험에 사용한 플루토늄을 부시 행정부 1기, 특히 2003년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관들을 추방한 뒤 수조에 저장된 페연료봉을 재처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6~10개의 플루토늄탄을 제조할 수 있는 양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조정관였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북한이 핵폭탄을 제조하기 전에 이들 플루토늄을 묶어둘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곳간이 비어 있다”며,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도 고난도 기술인 우라늄 농축 핵개발은 북한으로서는 초보단계였는데도 이를 이유로 제네바 합의가 무산돼, 북한에 손쉬운 플루토늄 추출 핵무기를 만들 기회를 줬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스 앨라모스 국립연구소 전 소장인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교환교수는 “북한이 아주 정교한 장치를 시험하려 했는데 정확하게 폭발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가 미국 쪽으로부터 “꽤 오래 전에 실패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도쿄/류재훈 박중언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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