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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럼스펠드 “미국 목표는 북한 정권 붕괴”

등록 2006-10-14 01:40

콜린 파월
콜린 파월
‘부시 1기’ 국무부 북-중-미 회담 추진하자
부시 “대화는 나의 정책 아니다”
파월 전 국무장관 전기 발간
조지 부시 1기 행정부에서 콜린 파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북한과의 3자 회담을 추진하자,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미국의 목표는 북한 정권 붕괴여야 한다”며 대화를 강력히 반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내용은 12일(현지시각) 캐런 디 영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보가 발간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전기 <군인-콜린 파월의 생애>에 담겨 있다. 파월은 이 책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배경을 솔직하게 밝혔다. 부시 1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파월은 북한·이라크 문제에서 온건 노선을 유지하며 임기 내내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충돌하다, 끝내 부시 2기 출범과 함께 밀려났다.

부시, “대화는 내 정책 아니다”=2003년 2월 리처드 아미티지 당시 국무부 부장관이 상원 외교위에서 의원들에게 “미국이 언젠가는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뒤 부시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그러한 대화는 나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백악관은 강경파가 이라크에서 날개를 펴는 사이 파월이 북한 문제에서 ‘배반의 비둘기’처럼 행동한다고 여겼다. 파월은 “부시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일은 북한의 도발 앞에서 부드럽게 보이는 것”이라고 술회했다.

파월은 2003년 4월 3자 회담을 준비하면서 중국 쪽에 “절대로 북-미 양자 회담은 없을 것”이란 점을 못박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의 격려로 부시가 중국 지도층과 직접 협의해 3자 회담 약속을 받아내자, 럼스펠드는 일련의 메모를 통해 “미국의 목표는 북한 정권의 붕괴이지, 김정일 정권과의 대화는 아니다”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럼스펠드는 자신의 노력이 무산되자 미국 쪽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강경파인 존 볼턴 당시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파, 6자 회담 성과 없다고 판단해 수용=국무부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6자 회담에 동의한 것은 8월 초여서 딕 체니 부통령실 요원을 포함한 국가안보팀의 상당수가 휴가를 갔거나 이라크에 골몰해 있었던 덕이라고 말했다. 보수파들은 6자 회담이 걸림돌이 많아 별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따라 6자 회담을 수용했으며, 체니 부통령은 6자 회담을 한국·중국·일본·러시아 등 다른 4개국의 지지 아래 미국이 북한에 협상 불가능한 요구를 개진하는 자리로 여겼다.

2004년 2월 제2차 6자회담 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D) 핵 폐기를 요구하는 미국에 북한 쪽이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적대정책의 포기 약속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관에 부닥쳤다. 켈리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파월은 북한과 다른 참여국들을 협상에 묶어두기 위해 미국의 입장을 유지하되 외교적 표현을 쓰라고 새 지침을 내린 뒤 저녁 파티에 갔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이 이를 강경한 표현으로 바꾼 뒤 부시의 인가를 받아 켈리에게 내려보냈다. 2차 회담은 공동성명 없이 다시 회담을 열기로만 합의하는 바람에 체니의 강경한 지침이 북한 쪽에 전달되지는 않았다. 만일 켈리가 새 지침대로 했다면 6자 회담은 끝장났을 것이라고 파월은 이 책에서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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