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지난달 공관장 회의 보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평양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전통적인 우호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고 <교도통신>이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따 2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22일 긴급 소집된 대사 회의에 보낸 지침에서 중·러를 비판하고 “우리는 여러 난관을 자력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북한의 고위 관리가 김 위원장의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중·러를 비판한 것은 국제적인 고립도 무릅쓰겠다는 강경 자세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위원장은 또 회의에서, 유엔 결의안이 채택된 다음날인 지난달 16일 북한 외무성이 결의를 전면 거부하면서 “자위적 전쟁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성명서의 이행을 참석자들에게 촉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가 재외공관 관계자들을 소집한 회의에서도 북-중의 우호 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주장이 잇따라, 북-중 관계의 냉각 경향이 한층 더 선명해졌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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