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라크와 다르지만 핵무기 없는 상황 아닐수도”
북한의 6자회담 불참 및 핵보유 선언에 침묵하던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외교적 해결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보유 여부에 대해 행정부 각료들의 발언과는 약간 다르게, 핵보유 가능성도 염두에 둔 듯한 말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존 네그로폰테 이라크 대사를 초대 국가정보국장으로 지명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북핵 질문을 받고 이런 식의 대답을 했다. 그는 “다시 말하지만, 북한은 이라크와 다른 상황이다”라며 “지금은 (북핵) 해결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우방 및 동맹국들과 협의해 이 문제에 어떻게 공동으로 대처할지를 결정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 크로포드 목장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가 비핵지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그 이후 이 정책은 후진타오 현 국가주석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 대해 “얼마 전 북한 지도자가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만약 북한 얘기가 맞는다면 한반도는 더는 ‘핵무기가 없는’(nuclear weapons-free) 상황이 아니란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6자회담을 여전히 유용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워싱턴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은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을 크로포드 목장에서 설득해, 자신이 6자회담이란 형식을 직접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정부 일부에선 한국의 대북 비료지원에 제동을 걸거나,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 대북 제재에 나서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당분간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을 6자회담 틀로 복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대북 유인책 제시도 없었지만 제재에 관한 논의도 없었던 한-미 외무장관회담 기조와 같은 선상에 있다. 북한 핵보유 문제에선, 부시의 언급은 다른 각료들과는 톤이 좀 다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포터 고스 중앙정보국장은 북한의 핵보유 선언을 ‘허세’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대표적 강경파로 꼽히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조차 이날 상원에서 “그들(북한)은 공개적인 발표에서 항상 솔직하지는 않다. 그들이 말하는 걸 믿어야 할지 알기 어렵다”고 극히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비하면, ‘북한의 얘기가 맞는다면’이란 단서가 붙긴 했지만 “한반도는 (더 이상) 비핵지대가 아니다”라는 부시 대통령 말은 북한의 핵보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북한 핵능력을 ‘허세’라고 보는 시각과는 다른 기류들이 미국정부 안에 있고, 부시 대통령의 말이 이런 다른 기류들을 반영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6g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북한의 6자회담 불참 및 핵보유 선언에 침묵하던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외교적 해결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보유 여부에 대해 행정부 각료들의 발언과는 약간 다르게, 핵보유 가능성도 염두에 둔 듯한 말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존 네그로폰테 이라크 대사를 초대 국가정보국장으로 지명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북핵 질문을 받고 이런 식의 대답을 했다. 그는 “다시 말하지만, 북한은 이라크와 다른 상황이다”라며 “지금은 (북핵) 해결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우방 및 동맹국들과 협의해 이 문제에 어떻게 공동으로 대처할지를 결정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 크로포드 목장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가 비핵지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그 이후 이 정책은 후진타오 현 국가주석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 대해 “얼마 전 북한 지도자가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만약 북한 얘기가 맞는다면 한반도는 더는 ‘핵무기가 없는’(nuclear weapons-free) 상황이 아니란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6자회담을 여전히 유용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워싱턴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은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을 크로포드 목장에서 설득해, 자신이 6자회담이란 형식을 직접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정부 일부에선 한국의 대북 비료지원에 제동을 걸거나,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 대북 제재에 나서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당분간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을 6자회담 틀로 복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대북 유인책 제시도 없었지만 제재에 관한 논의도 없었던 한-미 외무장관회담 기조와 같은 선상에 있다. 북한 핵보유 문제에선, 부시의 언급은 다른 각료들과는 톤이 좀 다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포터 고스 중앙정보국장은 북한의 핵보유 선언을 ‘허세’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대표적 강경파로 꼽히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조차 이날 상원에서 “그들(북한)은 공개적인 발표에서 항상 솔직하지는 않다. 그들이 말하는 걸 믿어야 할지 알기 어렵다”고 극히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비하면, ‘북한의 얘기가 맞는다면’이란 단서가 붙긴 했지만 “한반도는 (더 이상) 비핵지대가 아니다”라는 부시 대통령 말은 북한의 핵보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북한 핵능력을 ‘허세’라고 보는 시각과는 다른 기류들이 미국정부 안에 있고, 부시 대통령의 말이 이런 다른 기류들을 반영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6g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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