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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 사흘째 서북 도서 포 사격…국방부 ‘즉·강·끝’ 비꼬기도

등록 2024-01-07 19:44

북 ‘6일에는 폭약으로 심리전’ 주장
군 “코미디 같은 저급한 선동” 일축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9·10월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해 10월10일 보도했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포병 훈련 사진.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서북 도서에서 포 사격을 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6일 자신들이 한 것은 폭약을 터뜨린 “기만”이었다고 주장했고,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수준 낮은 심리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합참은 7일 “북한군은 오늘 오후 4시께부터 오후 5시10분께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9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총선을 앞두고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만반의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적이 도발 시에는 ‘즉·강·끝’ 원칙에 따라 압도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참은 북한군 포탄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떨어지진 않았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오전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 등지에서 해안포 위주로 200여발의 사격을 실시했다. 포탄은 대부분 해상완충구역에 낙하했으며, 북방한계선 이북 7㎞까지 근접하기도 했다. 이어 6일 오후에도 합참은 “북한이 연평도 북서방에서 6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김 부부장은 7일 담화에서 “우리 군대는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면서 대한민국 군부 깡패무리들의 반응을 주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폭약 터지는 소리를 포성으로 오판하고 포사격 도발로 억측하며 뻔뻔스럽게 탄착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을 꾸며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은 우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받아 물었다”고 했다. 폭약을 활용한 기만에 남쪽이 속았다는 주장이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 “군깡패들이 입버릇처럼 떠드는 ‘즉시·강력히·끝까지’라는 낱말이 계속 그렇게 오기를 부리다가는 ‘즉사·강제죽음·끝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인민군의 기만작전 폭약 발파 장면이라며 44초 분량의 동영상을 방송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에 합참은 “우리 군의 탐지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며 “코미디 같은 저급한 선동으로 대군신뢰를 훼손하고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남북 간 충돌을 막아주던 9·19 남북군사합의가 무력화된 만큼 서해에서 북한의 심리전과 무력시위는 갈수록 더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9·19 군사합의가 깨지면서 북한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9·19 군사합의 체결 이전보다 더 못한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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